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을 계기로 가동을 중단한 주요 원전에 실전 경험이 없는 운전원 비중이 최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원전들은 조기 재가동을 목표로 관련 심사를 진행 중이라 미숙련 운전원이 낡은 원전을 가동하는 것을 둘러싸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후쿠시마 사고 후 아직 원전 가동에 나서지 않은 일본, 홋카이도, 도호쿠, 도쿄, 중부, 호쿠리쿠, 추고쿠 전력 등 7개사의 원전 운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입사 후 자사 원전에서 실제 경험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인력 비율이 33~58%였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진행됐다. 운전원은 원자로의 가동 및 문제 발생 등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도마리 원전의 총 3기 재가동을 심사 중인 홋카이도 전력은 162명의 운전원 중 51%가 미경험자였다. 현재 도마리 원전은 원전 부지 내 단층이 ‘지진의 활동이 빈번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약한 단층’을 의미하는 활단층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데 시간이 걸려 해일 대책을 비롯한 심사가 계속되는 중이다. 도쿄전력 역시 약 250명의 운전원 중 36%가 실전 경험이 없었다.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제1, 2 원전은 총 10기가 폐로됐고, 나가타현의 가시와자키 가리와 원전 6, 7호기는 테러 대책 미비로 재가동이 미뤄지고 있다.
이 외에도 이바라키·후쿠이에서 2기 재가동을 목표로 하는 일본원전은 128명 중 36%, 시마네 원전 2호기 재가동을 추진하는 추고쿠 전력은 93명 중 58%가 미경험자였다.
문제는 후쿠시마 사고 후 입사한 사원 비중이 커지는 반면, 폐로·가동 중단된 원전이 많아 기술이나 노하우 계승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원전 관계자는 “운전 경험이 없는 사원이 증가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며 “실기를 경험한다 해도 1인분의 몫을 하도록 키우려면 10년은 걸린다”고 말했다. 베테랑 운전자들의 퇴직까지 맞물며 이런 상황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재가동에 들어간 곳이라고 상황이 다르지는 않다. 아사히신문은 심사를 통과해 가동을 재개한 12기 원전의 운영 3사(간사이·시코쿠·규슈전력)에도 실전 경험이 있는 운전원이 없었다고 전했다.
경험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가동 중인 원전으로 직원을 파견하거나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훈련을 실시하는 등 보완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도시바의 원자로 격납용기 설계자 출신으로 후쿠시마 원전 설계에 참여하기도 했던 고토 마사시씨는 “그렇지 않아도 첫 가동 후 오랜 세월을 거친 원전은 원자로나 부품이 낡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운전원의 숙련이 진행되지 않은 채 낡은 원전이 재가동되면 사고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