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하면 수천만원 환급금”…쌓이는 미분양에 건설사 ‘눈물의 할인’

지방 이어 수도권서도 '페이백'
안심보장·환매조건부까지 등장
파격조건에도 미분양 해소 안돼
계약해지 소송까지 급증 '이중고'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


건설사들이 미분양 물량을 털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를 넘어 현금 지원 방식의 계약축하금 등 고육지책까지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미분양 아파트·오피스텔 계약자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에 분양 계약 해지 소송에 나서면서 건설사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계약축하금 형태의 ‘페이백(환급)’을 제공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2년 5월 분양 개시 후 분양을 마치지 못한 창동 다우아트리체는 최근 계약 축하금을 내걸었다. 분양 계약서에 서명하면 분양가의 5% 안팎 금액을 현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경기도 파주의 운정호반써밋도 계약축하금 1000만 원을 내걸고 계약자를 찾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안심보장제와 중도금 무이자는 물량을 털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된 지 오래다. 안심보장제는 계약 후 할인분양·발코니 무상설치 등 혜택을 받은 계약자가 등장하면 기존 계약자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주는 것이다. 서울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도 안심보장제와 1차 계약금 1000만 원, 중도금 30% 무이자 조건 등을 내세워 미분양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 강동구 ‘강동역 SK리더스 뷰’는 환매조건부 분양을 지원한 바 있다.. 입주 시점에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을 경우 사업 주체에게 되파는 방식이다.






분양 시장이 얼어붙은 지방으로 갈수록 계약축하금 규모와 지원 방식도 다양하다. 올해 7월 준공 예정인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는 계약자에게 중도금 무이자와 4000만 원의 계약축하금 조건을 제시했다. 대구 힐스테이트대명센트럴 2차는 최근 계약금을 10%에서 5%로 변경하고 축하금 20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이 같은 눈물의 할인 판매는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 2489가구로 전월(5만 7925가구)보다 7.9%(4564가구) 증가했다. 월간 기준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12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 8576가구로 전년 동월(7518가구)과 비교해 44.4% 급증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아 건설사들이 총선을 지켜보며 신규 분양 시점을 더욱 뒤로 미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계약금을 내고 분양 계약서를 작성한 매수자들이 계약 해지를 위한 소송에 들어가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김재윤 제이앤케이 변호사는 “예전에는 주로 상가 분양 해지를 문의하는 비중이 높았지만 현재는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확대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계약을 해지하고 위약금을 줄여보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시행사들이 내건 ‘1차 계약금 1000만 원’ 등 계약금 정액제를 보고 덥석 계약하는 매수자들의 해지 소송 문의가 급증하는 추세다. 김 변호사는 “시행사들이 모델하우스 근처에서 사람들을 고용해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영업을 한다”며 “이 과정에서 계약금 1000만 원만 내면 된다는 식의 계약금 정액제로 소비자들을 유인하는데, 이에 현혹돼 계약하시는 분 중에서 악성 물량임을 깨닫고 분양권 해지를 하려는 분들이 많다. 이는 방문판매법 위반 소지가 있어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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