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금 미지급 등 건설업 특유의 불공정 관행을 집중 점검한다. 건설업계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 부당 특약의 법적 효력을 무효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납품업체에 판촉비를 부당하게 전가하는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배해상도 신설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공정위는 불합리한 유보금 설정을 통한 대금 미지급 등 건설업계 불공정 관행을 중점 점검한다. 공정위는 건설사 부실로 하도급업체가 대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하도급 채권 보호장치 운영 상황도 점하기로 했다. 하도급 채권 보호장치는 원사업자가 대금 등을 정산하지 못할 때 금융기관이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건설업 수급 사업자 대응 매뉴얼도 마련해 보급할 계획이다.
하도급법을 개정해 건설업계 부당특약의 사법상 효력을 무효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행법상 부당특약으로 피해를 입은 수급 사업자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법정 다툼을 벌여야 했다. 원·하청간 특약이 행정 제재를 받아도 법적 효력은 유지됐기 때문이다. 단 하도급법 개정시 공정위의 제재 결정만으로 특약의 법적 효력이 사라진다. 피해 사업자는 별도의 소송 없이 부당이득반환 청구만으로 구제 받을 수 있다.
중소 납품업체와 대리점의 부담을 키우는 불공정 관행도 개선한다.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을 통해 납품업체 대상의 판촉비 부당전가 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신설하기로 했다. 가맹점주 보호 차원에서 가맹본부가 필수 품목을 늘리는 등 거래 조건을 변경할 때 점주와 의무적으로 협의하도록 가맹사업법 시행령과 고시도 개정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필수 품목 갑질 근절 방안의 현장 안착을 지원하고 부당이익 수취 우려가 큰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는 적극 차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