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미국이 퍼뜨려” 언론 알고보니 中 선전용 사이트였다

웹사이트 들어가면 中 관영매체 기사만
전세계 30개국 100곳 넘는 것으로 확인
국정원도 국내서 위장 언론사 18개 적발

중국 국기./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을 향한 음모론을 퍼뜨리는 등 언론매체로 위장한 중국 선전 사이트가 세계 30개국에 100개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디지털 감시단체 시티즌랩은 이날 보고서에서 유럽과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에 있는 이들 사이트가 친(親)중국 콘텐츠를 퍼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미국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유출했다며 미국 과학자들을 비난하는 기사들이 실리기도 했다. 위장 사이트들은 겉보기에는 일반 언론사처럼 보이지만 한쪽의 '보도자료' 코너를 누르면 중국의 글로벌 경제 회복 기여를 자랑하는 내용 등 중국 관영 매체 기사들이 나열돼 있다.


이런 형태의 친중 선전 활동은 2020년 중반부터 시작됐고, 배후에는 중국 선전의 홍보회사 하이마이윈샹미디어(하이마이)가 있는 것으로 추적됐다.


하이마이 측은 로이터의 코멘트 요청에 어떠한 응답도 하지 않았다. 웹사이트에 등록된 전화번호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친중 콘텐츠는 가짜 정보고, 반중 콘텐츠는 진짜 정보라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편견이자 이중잣대"라고 항변했다.


전문가들은 여론 조작을 노리는 전 세계 권력자들과 정부의 온라인 활동이 점점 더 일반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 이란과 함께 이런 흐름을 이끌고 있다고 말한다. 구글의 사이버 보안기업 맨디언트가 작년에 미국 독자들을 겨냥한 '중국 영향력 작전'(Chinese influence operation)의 핵심으로 하이마이를 지목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작년 11월 보고서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 공작이 아시아를 넘어 확대되고 있다"면서 "2020년 이후 위협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시티즌랩이 광범위한 조사에 나선 것도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잇달아 관련 사례가 포착된 게 계기였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약 석 달 전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하이마이 연계 사이트 18개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일간 일 포글리오는 이보다 한 달 전 로마 저널이 법적으로 등록된 언론사가 아니라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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