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15686%' 부광약품 실적 충격… 대규모 구조조정 예고

"제품군 최대 25% 이상 축소"
한미약품 통합 영향엔 말 아껴

이우현 OCI그룹 회장 겸 부광약품 대표


부광약품(003000)이 지난해 영업이익 1만 5686% 감소라는 충격적인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부광약품 대표를 맡고 있는 이우현 OCI(456040) 회장이 직접 나서 연구개발(R&D) 효율화를 비롯한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OCI그룹과 한미약품(128940)그룹 간 통합이 부광약품에 영향과 관련해 이 회장은 “아직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부광약품은 8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지난해 매출 1259억 원, 영업적자 36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34.0% 감소했고 영업적자는 1만 5686% 확대됐다. 회사 측은 “지난해 3~4분기에 진행한 경영 개선 조치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광약품의 R&D 비용은 2022년 243억 원에서 지난해 342억 원으로 크게 늘어난 상태다. 매출 대비 R&D 비율도 12.7%에서 27.2%로 증가했다. 이상운동증 치료제인 ‘JM-010’의 유럽 임상 2상이 막바지에 들어가며 R&D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부광약품 대표인 이 회장이 직접 IR에 나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 회장은 “부광약품이 회사 규모에 비해 R&D에 상당히 진심이었던 회사지만 앞으로는 가능성 높은 2~3개 품목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제품 포트폴리오도 10~20%, 많게는 25% 이상 축소해 수익성 높은 제품 위주로 재편했고 올해 1, 2분기가 지나면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외상매출 축소 △채권기일 단축 △유통재고 축소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우수 거래처 위주로 거래처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일부 반품 및 출하 중단이 발생했고 항바이러스제 등 일부 품목에서 원료 공급 문제도 있었다”며 “주요 매출원인 처방의약품의 처방액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조현병·제1형 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라투다’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회장은 “라투다가 조현병 약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훨씬 더 큰 수요처는 양극성 장애 쪽이라 지속적인 의료진 워크숍 등으로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며 “2~3분기에는 JM-010의 임상 결과가 나오는 만큼 보건당국으로부터 제한적인 판매를 허용받을 수 있도록 회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OCI와 한미약품 간 통합이 부광약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묻자 이 회장은 “부광약품에도 좋은 업력과 경영진이 있으니 시간을 두고 천천히 논의해봐야 하고 부광의 좋은 포트폴리오를 한미약품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고 지금은 전혀 결정된 게 없는 상태라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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