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의당, 양당 '위성정당' 추진에 "도둑놈이긴 매한가지" 맹비난

양경규 "위성정당, 한국정치 파탄 부를 것"
민주당 연합 제안엔 "일고 가치 없어" 일축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광주송정역에서 녹색정의당 강은미 의원과 당 관계자들이 귀성객에게 명절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녹색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 결정에 따른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자루 벌린 놈이나 퍼 넣은 놈이나 도둑놈이기는 매한가지다. 보수 양당이 지금 하는 모습이 딱 그 짝”이라고 맹비난했다.


양경규 녹색정의당 의원은 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위성정당은 한국정치의 파탄을 부르고 민주주의에 치명적 상처를 남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일 정의당과 녹색당의 합당으로 출범한 녹색정의당은 양당의 위성정당 출연 시 최대 피해 정당으로 꼽힌다.


양 의원은 비례연합정당을 제안한 민주당과 최근 위성정당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가진 국민의힘을 싸잡아 비판하며 “하는 행태가 하나도 다를 것이 없건만 양당은 서로를 꼼수라고 비난하면서 국민을 기만하고 민주주의를 도둑질하고 있다. 어쩌면 그렇게 4년 전과 똑같은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정의당은 진보정당의 고유한 길을 지키기 위해 위성정당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9.7%라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다”며 “그럼에도 두 거대 양당의 꼼수 속에 치여 국회 의석의 2%만을 배분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의 선택이 그대로 반영돼야 한다는 준연동형선거제의 취지는 두 보수정당의 야합 속에 좌초됐다”며 “오늘 한국정치의 퇴행은 그렇게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양 의원은 “4년이 흐른 지금 또 한 번 비례위성정당이라는 유령이 한국정치를 맴돌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또 한 번의 퇴행은 한국정치의 파탄으로, 민주주의의 치명적인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 제안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위성정당은 거대 양당이 소수정당을 자기 발아래 두고 거대한 양당 카르텔 안에 가두겠다는 발상이다. 녹색정의당은 거대 양당과 다른 진보정당의 길을 가야 한다”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양 의원은 “4월 총선을 통해 양당의 위성정당을 통한 적대적 공생관계를 파탄내고 그 담합 속에서 소외됐던 국민들을 다시 정치의 공간으로 불러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분명하게 평가해 줄 것이다. 국민들을 믿고 녹색정의당의 길을 걸어 갈 때다”고 강조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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