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튜버 ‘유미’가 구글의 채널 폐쇄 이후 새 계정을 만들고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유튜브에 따르면, 유미는 지난해 7월 17일 ‘올리비아 나타샤’(Olivia Natasha) 이름으로 새 계정을 만들이 비정기적으로 자신의 일상을 영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영상은 총 24개 올라왔으며, 구독자는 약 540명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6월 유미 유튜브 채널을 폐쇄했다. 당시 구글은 채널 폐쇄와 관련, “북한 관련 등 적용 가능한 미국의 제재와 무역 준수 법률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당사 서비스 약관에 따라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규정에 따라 폐쇄 조치가 된 것인지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유미의 활동 재개는 구글이 유튜브 채널을 폐쇄한 지 약 한달만에 이뤄졌다. 유미는 지난해 활동 재개 뒤 처음 올린 영상에서 평양에서 아이스크림을 구매해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가장 최근 영상은 지난달 4일 올라왔다. 1분 10초짜리 영상에서 유미는 2024년 새해를 하루 앞두고 가족, 친척,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느라 바빴다고 이야기한다. 가족과 먹을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킹크랩을 비롯한 갖가지 음식이 식탁에 차려진 장면도 등장한다. 만성적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일반 북한 주민들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채널에는 유미가 승마를 배우거나, 발레를 하는 영상이 올라와 있다. 대다수 북한 주민은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상류층의 일상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8월 15일 올라온 지하철 소개 영상에서, 유미는 크리스챤 디올의 레이디백으로 추정되는 누빔 패턴의 검정 가방을 들고 등장했다. 디올 레이디백은 사이즈와 재질, 디자인에 따라 상이하기는 하지만 가격이 약 10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부터는 뉴스와 유사한 형식으로 제작한 영상을 영어뿐 아니라 한글 자막을 달아 올렸다. ‘유미의 투어’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유미가 앵커 컨셉으로 북한 여행지 등을 소개한다.
이 같은 영상들은 북한이 체제 선전을 위해 계속해서 제작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터넷 접근이 자유롭지 않은 북한에서 일반 주민이 개인적으로 채널을 운영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평양 시내에서 유미처럼 자유롭게 영상을 촬영하는 것도 당국의 허가 없이는 어렵다. 이와 관련, 이지순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글로벌 플랫폼에서 국가 브랜드를 홍보하고, 동시에 북한에 오고 싶어 하는 서방의 관광 수요를 자극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