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항모 절반, 5월 한반도 집결한다…무슨 일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韓 총선·대만 총통 취임식 기점
5월 링컨함·조지워싱턴함 합류
北·中 군사도발 가능성에 대비
서방 ‘항모’도, 인도태평양 집결

지난해 11월 21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 핵(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 연합뉴스

미군 전체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전력(11척)의 절반에 가까운 항모 5척이 처음으로 오는 4~5월 한반도 주변에 집결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 총선(4월 10일)과 대만 신임 총통 취임식(5월 20일) 등에 맞춰 항모 전단이 집결하는 것은 잇따른 북한과 중국의 도발 위협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재 한반도 주변 서태평양 일대에 집결된 로널드 레이건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 칼빈슨함 외에 에이브러햄 링컨함, 조지 워싱턴함도 5월 초에 한반도 인근에 전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연구소(USNI)는 지난 5일 기준으로 미 해군 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함이 일본 요코스카에 기항한 것을 비롯해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은 미국령 괌, 칼빈슨함은 오키나와 남쪽 해역에 배치돼 있다. 미 해군 항모 3척이 한반도 주변 서태평양 일대에 전개된 것이다.


여기에 지난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에이브러햄 링컨함은 서태평양으로 출항했다. 링컨함은 2~4주 일정의 전투 준비 태세 훈련을 마친 후 4월쯤 서태평양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태평양에 항모 5척 집결은 사상 처음


또 현재 대서양에 머물고 있는 조지 워싱턴함 역시 일본 요코스카에서 수리 중인 로널드 레이건함과의 교대를 위해 4∼5월 한반도 인근 서태평양으로 도착할 예정이다.


미 해군 항공모함의 해외 전개 주기는 기본 6개월이기 때문에 칼빈슨함과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은 각각 올해 4월, 7월까지 서태평양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 항모 5척이 한 해역에 집결하는 것은 걸프전 이후 최대이자,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는 처음 있는 일로 알려졌다. 2022년 1월 동중국해·남중국해 등 동아시아에 미 원자력 추진 항모 3척과 중형 항모급(級) 강습상륙함 2척 등 5척이 집결한 적은 있지만, 5척 중 2척은 원자력 추진 항모가 아니었다.


이에 미 해군 대변인은 “미 항공모함 5척이 한반도 인근에 전개될 가능성에 관해 건은 보안으로 미래 작전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최근 국제 상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 등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동에 미 항모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함 1척만 배치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 항공모함 5척이 한반도 인근에 실제로 집결한다면 북한과 중국이 공포에 떨게 될 것”이라며 “4월 한국 총선과 5월 대만 총통 취임과 맞물려 북한과 중국이 군사 행동 위협에 나설 가능성에 맞춰 한국과 미국, 일본이 상응한 대응 조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미 항모 5척 집결은 미국 입장에서는 걸프 전쟁 이후 최대 규모고, 한반도 인근 바다에서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과 미국 구축함이 태평양에서 함께 항해하는 모습. 사진 제공=영국 해군

미국뿐 아니라 서방의 항공모함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몰려오고 있다.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지난 1월 5일 이탈리아·일본 정상회담을 마치고 지난 2008면 실전배치된 이탈리아 해군의 3만t급 항공모함 ITS카보우르호의 올해 인도태평양 전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수직이착륙 해리어 16대를 함재기로 운용하다 최근 미국의 해병대용 스텔스전투기 F-35B로 대체해 항공전력을 증강했다.


이탈리아 항모가 인도태평양에 배치되는 것은 사상 처음으로 이르면 이달말에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카보우르가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고자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하고, 특히 일본 경항모와 함께 항모의 F-35B 운용 노하우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럽 군사강국도 인도태평양 항모 전개


프랑스 역시 핵 추진 항모 샤를 드골도 연내 인도태평양 지역 전개가 검토되고 있다고 해외 유력 매체들이 보도했다. 영국도 퀸 엘리자베스 또는 프린스 오브 웨일스 항모를 연내 인도 태평양으로 전개하려 했지만 급히 항모를 수리해야 하면서 다소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아태지역에 항모 배치를 늘이는 것과 함께 유럽의 항모 보유국들이 올해 인도태평양으로 항모 전개를 결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도태평양 항행의 자유 확보를 명분으로 대중국 압박에 힘을 보태기 위해 동아시아에 모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독일, 네덜란드 등도 항모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해군 호위함을 인도태평양으로 보내 중국 압박에 가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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