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4~5배 증가"…'크라임씬 리턴즈', 팬들이 열광할 수밖에 [현혜선의 시스루]

티빙 '크라임씬 리턴즈' 리뷰
마니아층 탄탄한 '크라임씬' 시리즈 7년 만에 돌아와
TV에서 OTT로 무대 옮겨 한층 커진 스케일 자랑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방송 담당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크라임씬 리턴즈' 포스터 / 사진=JTBC

'크라임씬 리턴즈'가 7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에 베일을 벗었다. OTT로 무대를 옮긴 만큼, 탄탄한 사전 준비로 수준 높은 스토리와 디테일을 만들어 팬들의 기대에 부흥했다. 팬들이 사랑한 캐릭터들의 몰입도는 그대로다.


티빙 예능 '크라임씬 리턴즈'는 용의자와 탐정이 된 참가자들이 그들 가운데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내는 롤플레잉 추리 게임이다. 지난 2014년 JTBC에서 첫 방송됐으며, 2017년 '크라임씬3'를 끝으로 잠시 시청자 곁을 떠났다. 이후 마니아층의 꾸준한 성원에 힘입어 7년 만에 티빙으로 무대를 옮겨 돌아오게 됐다. 전 시즌을 성공적으로 이끈 방송인 박지윤, 장진 감독, 방송인 장동민이 중심을 잡고 새 출연진으로 그룹 샤이니 키, 그룹 아이브 안유진, 배우 주현영이 투입됐다.


◇ '크라임씬'이 7년 만에 새 시리즈로 돌아올 수 있었던 '입소문' = '크라임씬3'는 방송 당시 1%(닐슨코리아 유료 기준)대의 부진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사실상 폐지 수순이었다. 그러나 뒤늦게 입소문을 탔고, 유튜브 등을 타며 급속도로 퍼졌다. JTBC 역시 '크라임씬' 시리즈를 클립으로 만들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유튜브 댓글 등을 통해 새로운 시즌을 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7년 동안 꾸준히 새로운 시리즈를 원하는 탄탄한 마니아층은 프로그램이 돌아올 수 있는 저력이 됐다. 연출을 맡은 윤현준 PD는 "누가 누구를 종용해서 보게 만든 건 아니지 않냐. 팬들이 알아서 다시보고, 서로 얘기하면서 입소문이 난 것"이라고 감사했다.


◇ OTT로 무대 옮긴 '크라임씬', 뭐가 달라졌을까? = 팬들의 꾸준한 수요에 OTT가 먼저 응답했다. 티빙은 윤 PD에게 프로그램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윤 PD가 이를 받아들였다. TV에서 OTT로 무대를 옮긴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탄탄한 자본력, 길어진 사전 제작 기간이다. '크라임씬'은 특성상 엄청난 사전 제작 기간을 요구한다. 커다란 스토리 라인을 짜고, 그 안에서 각 캐릭터들의 동선을 계산하고, 세트장과 소품, 단서를 심어야 되기 때문. 모든 계산을 맞추기 위한 제작진의 사전 리허설도 필수다. TV 방송 당시에는 사전 준비가 정해진 편성과 시간을 따라가기 어려웠다.


그러나 OTT는 달랐다. 충분한 사전 준비 기간을 갖게 된 것. 윤 PD에 따르면 이번 시즌은 한 에피소드를 짜는 데 한 두달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TV 방송에서는 있기 힘든 일이다. 긴 사전 준비는 촘촘한 사건 구성과 단서 등의 디테일을 높였다. 허술한 부분 없이 물 흐르듯 흐르는 구성이 가능해진 것이다.


자본력도 무시할 수 없다. 윤 PD는 회당 제작비가 4~5배 정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첫 번재 에피소드인 비행기 살인사건의 세트는 선공개부터 커진 스케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비행기 화장실에서 화물칸으로 연결되는 세트장 역시 제작진의 준비를 짐작게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세트장 자체가 넓어진 점도 높아진 제작비를 한눈에 보여준다.


◇ '크라임씬'의 아는 맛은 그대로 = 제작진이 큰 판을 깔았다면, 그 안에서 이야기를 만드는 건 출연진들의 몫이다. "박지윤 없는 '크라임씬'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박지윤은 프로그램의 정체성인데, 이번 시즌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장진 감독의 인문학적인 추리 과정을 좋아하는 팬들 역시 만족할 수 있다. 새로 투입된 키, 주현영, 안유진은 기존 멤버들과 프로그램에 녹아들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출연진들이 안정적이니 캐릭터들의 몰입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크라임씬'이 롤플레잉 예능인 만큼, 출연자들이 얼마나 캐릭터에 몰입하는지에 따라 시청자들의 몰입도도 달라진다. '크라임씬' 시리즈가 사랑받았던 이유도 캐릭터들의 톡톡 튀는 연기 덕이었다. 이번 시리즈 역시 몰입도를 높이는 출연진들의 연기를 보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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