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 30~40대 10명 중 5명이 부모 세대에 비해 더 나은 직업 환경에서 일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삶의 만족도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지난해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경기도민 30~40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를 담은 ‘세대 간 사회이동 및 지역이동이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중 42.6%(639명)는 경기도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25.73%(386명)는 서울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현재 경기도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서울 및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응답자가 전체의 72.5%인데 반해 응답자 부모의 고향 중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27.5%인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수의 30~40대 경기도민은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주한 부모 슬하에서 성장해 현재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14세 무렵 아버지의 직업을 비교해 부모 세대보다 직업 지위가 높아졌는지를 살펴본 결과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54.2%는 사회 상승이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하고 있는 30~40대 경기도민의 절반 이상은 부모보다 더 나은 직업 지위를 성취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사회 상승이동을 성취했음에도 직업 지위의 상승이동이 반드시 높은 삶의 만족도를 의미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를 생활 수준에 대한 만족도와 사회관계 만족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아버지보다 더 나은 직업 지위를 성취한 도민의 평균 생활 수준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96, 사회관계 만족도 평균은 6.54에 머물렀다. 이는 수평 이동(아버지와 비슷한 직업 지위를 가진 경우)과 하향 이동(아버지 직업에 비해 지위가 낮은 직업을 가진 경우)을 경험한 응답자들의 생활 수준 및 사회관계 만족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모의 고향이 수도권이며, 응답자 역시 수도권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현재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경우에 한해서는 사회이동이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보다 더 나은 직업 지위를 성취한 응답자는 부모와 비슷한 지위에 머문 응답자에 비해 생활 만족도가 평균 0.59 높았으며 사회관계 만족도는 0.79 높았다. 반대로 하향 이동한 경우는 생활 수준 만족도와 사회관계 만족도가 수평이동한 경우에 비해 각각 0.74, 0.7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 이근복 연구위원은 “경기도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 사업에 있어서 사회이동으로 대표되는 불평등의 문제와 세대에 걸친 지역이동 경험을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이동 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삶의 만족도는 매우 낮다”며 “다양한 정책적 사회적 개입을 통해 삶의 만족도를 제고하려는 노력은 사회이동과 삶의 만족도에 관한 분석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