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양주 품목 가운데 리큐르, 진 등 비(非)위스키 주종의 성장세가 위스키를 압도하고 있다. 위스키로 고도주의 맛을 알게 된 젊은 애주가들이 다른 주종의 새로운 술을 찾아 구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BGF리테일(282330)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지난해 양주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0%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도주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양주 중에서도 비위스키 주종의 성장세다. CU에 따르면 알코올에 다양한 맛과 향을 가미한 술인 리큐르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65.9%로 양주 중 가장 높았다. 위스키 성장률이 35.5%임을 고려하면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성장세다. 이외에도 진(50.2%), 럼(36.5%)의 매출 상승률이 위스키보다 높았고 보드카(35.2%)는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비위스키 주종의 인기는 편의점 내 양주 시장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과거 해외 맥주가 처음 수입되고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 맥주 시장이 국내 맥주-해외 맥주로 양분된 사례처럼 양주 시장은 위스키-비위스키로 나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양주 내에서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타 주종을 압도하지만, 변화가 빠른 주류 시장의 특성상 수 년 내 비위스키가 가파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실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서도 비위스키 주종인 데킬라의 국내 수입금액이 2022년 586만달러로 전년(299만달러) 대비 95% 증가하는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비위스키의 인기는 편의점 특성상 젊은 애주가 고객들이 새로운 주류 품종 소비를 늘리는 결과로 분석된다. 수 년 전 시작된 위스키 붐을 타고 고도주의 맛을 알게 된 MZ 세대들이 리큐르나 럼과 같이 과거에는 마시지 않던 양주로 소비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승택 BGF리테일 주류팀장은 “최근 ‘홈술’ 보편화로 양주 애호가들이 기존 위스키를 넘어 새로운 맛과 종류의 술을 즐기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 맞춰 더욱 다양한 국가의 양주로 라인업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