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스포츠 최대 이벤트 제 58회 수퍼볼을 앞두고 미국 엔터테인먼트계 대통령으로 불리는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많은 돈을 벌게 해 준 사람이 누구인지 잊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스위프트에게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말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글에서 자신이 재임 기간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한 모든 음악가를 위해 '음악현대화법'에 서명했다면서 "조 바이든은 테일러를 위해 한 일이 없으며 절대 무엇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녀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나쁘고 가장 부패한 대통령인 부정직한 조 바이든을 지지함으로써 그녀가 아주 많은 돈을 벌게 해준 남자와의 의리를 저버릴 리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서명한 음악현대화법은 디지털 음악 시대에 맞게 저작권법을 개정해 작사·작곡가들이 스트리밍 등에 따른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엄청난 수의 팬을 거느린 스위프트가 이번 대선에서 지지 후보를 밝힐지 관심을 두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보좌진들은 2020년 대선 때 바이든을 지지한 스위프트에게 다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반면 트럼프 진영에서는 스위프트에게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그녀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음모론까지 퍼뜨리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스위프트를 둘러싼 음모론은 지난해 9월부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음모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을 일컫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극우 미디어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민주당 지지 이력이 있는 스위프트뿐 아니라 그의 공개 연인인 미 프로풋볼(NFL) 선수 트래비스 켈시까지 겨냥해 공격을 퍼붓고 있다. 특히 켈시의 소속팀인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에 진출하면서 공격은 최고조에 달했다.

꾸준히 돌았던 음모론 중 하나는 스위프트가 미 국방부 비밀 요원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려고 팬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프트와 켈시가 NFL이나 코로나19 백신, 민주당 지지를 위해 만들어진 거짓 커플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해당 음모론 중에서는 스위프트가 미국인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스포츠 경기인 슈퍼볼 때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려고 한다는 것도 있다.

지지 선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스위프트가 프로풋볼(NFL) 선수인 트래비스 켈시와 연애하는 모습을 공개했고, 켈시의 소속팀인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슈퍼볼에 진출해 우승하도록 경기를 조작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글은 이날 열리는 치프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슈퍼볼 경기를 앞두고 올라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위프트가 자신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로 "난 그녀의 남자친구 트래비스를 좋아한다"면서 "하지만 트래비스는 진보주의자일 수 있고 아마 나를 견디지 못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