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위한 지원책은?”, 다국적 제약사 위한 정책”…건보 종합계획에 희비

R&D투자 등 약가 우대 늘렸지만
사용량 연동·해외와 비교 등 부담
국산 혁신신약 개발 지원도 필요

사진=이미지투데이

“중증·희귀질환 치료제 보장성 강화는 바람직하지만 국산 신약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지원이 보이지 않는다.” “의약품 탄력적 공급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약가 인하 기조는 부담스럽다.”


제약사들이 보건복지부의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대해 내놓은 의견이다. 건보 종합계획에 담긴 제약 산업·약제비 관련 내용을 보면 치료효과가 높은 중증·희귀질환 치료제 보장성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 치료비가 수억 원에 달하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에브리스디 등이 포함된다. 질환 중증도, 대체약 유무, 치료효과 우월성, 비용효과성, 재정부담 등을 종합 고려해 보험 등재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생존위협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의 신속한 건보 등재도 이어간다. 허가-평가-협상 병행 실시로 건보 등재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330일에서 150일로 단축한다.


필수의약품이나 수급불안정 의약품에 대해서는 약가를 우대한다. 감기약 품귀현상처럼 의약품 수급이 불안정해진 상황에 대응하고 원가 상승으로 생산이 어려워진 약제의 약가 인상 절차를 마련할 방침이다. 또 수액과 같이 환자의 진료에 꼭 필요하지만 경제성이 낮은 퇴장방지의약품은 제조원가 등을 반영해 보상의 적정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약사가 만든 의약품의 약가를 우대하는 대상도 확대된다. 지금은 필수약 공급 기업, 세계 최초 허가 신약만 대체약 최고가 수준 약가 우대를 제공하고 있다. 신약·개량신약 등 의약품 R&D 투자, 필수약 공급, 일자리 창출 등으로 보건의료 혁신을 주도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기여한 제약사에게 약가를 우대한다.


더불어 보험약가 지출 효율화를 위한 약가 인하 기조도 지속한다. 급여적정성 재평가, 기등재약 상한금액 재평가, 사용량-약가 연동제, 해외 약가 비교 재평가 등을 시행할 방침이다. 의약품 청구액이 일정 기준을 넘어설 경우 의약품 가격을 인하하는 사용량-약가 연동제에서 약가의 인하율을 높이고 청구액 기준은 높여 제외대상을 확대한다. 국내 개발 블록버스터 신약인 LG화학 제미글로, 보령 카나브, HK이노엔 케이캡 등도 대상이다. 특허가 끝난 의약품은 동일 약제의 외국 각국 최고가와 비교해 국내 약가가 더 높으면 가격을 조정하는 제도도 새롭게 시행된다.


제약업계는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와 필수의약품 보장성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나 약가관리가 약가 인하로 연결돼 아쉽다는 반응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약가 인하제도가 반복되고 있지만 약제비 규모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단순한 대규모 약가인하 정책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원가 상승에 따른 신속한 약가 인상, 퇴장방지 의약품 확대 등 기업 입장에서 의약품을 탄력적으로 공급하는데 우호적인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긍정적” 이라면서도 “약가의 추가 인하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증·희귀질환 치료제 보장 강화 등 전반적으로 다국적 제약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종합계획으로 보인다”며 “중증·희귀질환 치료제는 별도 정책기금 마련을 통해 대응 가능한 만큼 건보 재정은 보다 보편적인 질환의 보장성 확대에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약가 인하 기조에는 협조해야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이 혁신 신약을 개발해 다국적 제약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에 대한 연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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