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이 독일은 물론 미국, 프랑스 등 전 세계 상업용부동산(CRE) 시장이 고금리에 따른 스트레스로 ‘조정 국면’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독일 국내 CRE 시장 전반은 안정적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린트너 장관은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높아 많은 기업들이 걱정하고 있으며 기대치를 수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모두가 현 상황을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RE는 각 기업들의 재택근무 증가와 2022년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행진 속에 가치가 급락한 대표적 자산군 중 하나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CRE의 부도가 늘어나면서 뉴욕에서 도쿄까지 소규모 은행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투자자와 경영진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에서는 지난주 부동산 전문 대출기관인 도이체판트브리프방크의 채권 가격이 미국 CRE 시장 내 익스포저가 부각되면서 급락하기도 했다.
특히 독일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국가 중 CRE 문제가 가장 크게 불거진 곳이다. 유럽의 대표적 부동산 개발사인 시그나그룹이 파산하며 몰락한 것도 독일 시장에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유럽 은행 당국 통계를 보면 독일의 CRE 관련 대출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850억 유로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프랑스(2855억 유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유럽시스템위험위원회에 따르면 독일 은행들은 EU 주요국 중 국경 간 CRE 익스포저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4분기 미국 CRE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2배 늘렸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린트너 장관은 독일 내 CRE 시장에 대해 “고금리 탓에 새로운 우선순위 대출이 필요하거나 프로젝트를 재배치해야 하는 경우를 빼면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안다”고 말했다. 다만 독일 은행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감독을 받기 때문에 이 일에 관여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