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北 핵실험 가능성' 흘리는 러시아에 유감 표명

조태열 외교장관, 곧 방한하는 미국 북한인권대사와 면담 예정

북한 국방과학원이 조종방사포탄과 탄도조종 체계를 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며 지난 11일 240㎜ 조종방사포탄 탄도조종 사격시험을 진행해 명중성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그 우월성을 검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주북한 러시아 대사가 북한을 두둔하며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한 데 대해 정부가 또다시 유감을 표명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4일 방한하는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대사와 만나 북한 문제 관련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주북 러시아 대사가 객관적인 사실을 외면한 채 국제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전가하고 북한의 핵 개발과 도발을 정당화하는 언급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북한은 지난 30여년 간 자체적인 계획에 따라 핵과 미사일 개발과 도발을 지속해 오고 있다”면서 “이제는 선제적인 핵 공격을 법제화하고 동족을 대상으로 핵 공격 위협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안보 태세를 확고히 하는 것은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면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이 지속될수록 한미일 안보 협력의 필요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지난 10일 “미국의 도발이 계속돼 그들(북한)이 점점 더 위험해진다면 나는 북한 지도부가 국가 방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핵실험을 감행하기로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책임은 미국과 그 동맹국에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7일 인터뷰에서는 한반도 정세 격화의 책임을 한미에 전가하며 “북한이 방위력 추가 증강을 위해 신규 핵실험을 결정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러 양국은 현재 외교 채널을 통해 소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터너 미국 북한인권특사가 오는 14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터너 특사는 이번 방한 과정에서 오는 20~21일 유엔 인권사무소 서울사무소 주최로 열리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간 1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조 장관을 예방하고 전영희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등 당국자와의 면담 및 간담회도 갖는다.


임 대변인은 “터너 특사의 방한 기간 중에 외교부 장관 예방 등 우리 정부 인사 면담과 간담회 등의 일정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번 터너 특사의 방한은 북한인권 관련 대내외 관심을 제고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한미 정부의 강한 의지를 발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OI는 2013년 3월 북한 인권 문제를 규명하기 위해 유엔 차원에서 출범한 공식 기구로, 이듬해 2월 17일 북한 인권 문제의 주요 쟁점 등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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