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43) 타격 코치가 KIA 타이거즈 감독에 선임됐다.
프로야구 KIA 구단은 13일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을 합쳐 9억 원에 이 감독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김종국 전 감독이 후원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KIA는 지난달 29일 김 전 감독 해임 이후 보름 만에 내부 지도자를 감독으로 승격했다.
이 신임 감독은 1981년생이다. KBO리그에 1980년대생 정식 사령탑은 이 감독이 최초다. 현재 호주 캔버라에 차린 1차 스프링캠프에서 타격을 지도하는 이 감독은 곧바로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끈다.
2000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 감독은 2009년까지 한화에서 10년을 뛰고 2010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진출했다가 2011년 KIA와 계약하고 KBO리그로 돌아왔다.
2019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KIA에서 9년 간 활약했으며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71, 홈런 329개, 타점 1127개, 안타 1727개다. '꽃범호'라는 애칭으로 유명하며 프로야구 통산 최다 만루 홈런(17개) 기록 보유자다.
이 감독은 은퇴 후 지도자 생활도 KIA에서 시작해 2020년 스카우트, 2021년 퓨처스(2군) 감독, 2022년부터 KIA 1군 타격 코치를 차례로 지냈다.
KIA 구단은 "팀 내 퓨처스 감독과 1군 타격 코치를 경험하는 등 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며 "선수단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과 탁월한 소통 능력으로 지금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해 선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구단을 통해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감독 자리를 맡게 돼 걱정도 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팀을 꾸려 나가도록 하겠다"며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자신들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과 팬이 내게 기대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며 "초보 감독이 아닌 KIA 타이거즈 감독으로서 맡겨진 임기 내 반드시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곁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