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시위 속 임원 회의…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개최

13일 ‘선출’ 임원 회의…정몽규 회장은 불참
협회 관계자 “아시안컵 전반적인 리뷰 진행”
회관 앞 항의 시위…감독 경질·회장 사퇴 촉구
전력강회위원회에 클린스만은 화상으로 참가

13일 축구회관 앞에서 시위 중인 축구 팬. 서재원 기자

대한축구협회 ‘선수 출신’ 임원들이 모여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거취를 놓고 자유토론을 벌인 가운데 일부 축구 팬들은 축구회관 건물 앞에 모여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대한축구협회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오늘 오전 협회에서 아시안컵에 대한 리뷰와 대회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자유토론 방식의 회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이번 주 예정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 앞서 축구협회의 경기인 출신 임원들이 모여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결과와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론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는 게 협회 설명이다.


그러나 정작 결정권자인 정몽규 회장은 불참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회장이 이번 회의에 불참한다고 알린 바 있다. 정 회장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해 5월 부임한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출신인 김정배 상근 부회장 주재로 장외룡·이석재·최영일 부회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에 0대2로 완패해 64년 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역대 최정예 전력이라는 평가 속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조별리그 포함 6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은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도 경기 후 웃는 얼굴을 보였다는 등의 비난 속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에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16강 진출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남긴 유산을 클린스만 감독이 훼손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아시안컵 결과에 성난 팬들은 이날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앞에 모여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과 정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도 벌였다. 이들은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는 현수막을 걸고 “정몽규 회장 사퇴와 클린스만 감독의 즉각 경질”을 외쳤다. 시위에 참여한 강민구 씨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주는 연봉의 기준을 국민에게 떳떳하게 밝히고 위약금 문제에 있어서는 정몽규 회장과 축구협회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오죽하면 우리 축구 팬들이 위약금 모금 운동을 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왜 축구협회의 무능한 행정으로 축구팬들이 희생을 해야 하느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몽규 회장이 사퇴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며 “만약 정 회장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현대산업개발 본사 앞에서도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15일 오전 11시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한다”며 “마이클 뮐러 전력강회위원회 위원장, 클린스만 감독 외 위원 7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 외 위원 몇 명은 화상으로 참석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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