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연일 불기둥을 뿜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는 장중 3% 이상 오르며 주가가 740달러를 넘었다. 이에 따라 시총이 1조 8300억달러(약 2432조 원)로 구글 모회사 알파벳(1조 8200억 달러)과 아마존(1조 8100억 달러)을 제치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엔비디아의 시총이 아마존을 넘어선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AI 산업 발달과 함께 무섭게 성장 중인 엔비디아는 지난 12개월간 주가가 220% 올랐다. 올해에도 이같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시총 2조달러 클럽’에도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에 이어 역대 4번째다.
미국에 상장된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도 실적 발표 이후 AI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며 주가가 29.3% 급등, 148.97달러로 마감했다.
ARM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단 3거래일 만에 93% 상승했다. 지난해 9월 기업공개(IPO) 이후로는 거의 세배로 뛰었다. ‘제2의 엔비디아’를 찾겠다는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사실상 엔비디아의 독주인 AI 시장체제를 막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직접 제조를 위해 최대 7조달러(9300조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계획이 실현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한국 반도체 기업에게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올트먼의 야심찬 계획에 대해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른 장애물들을 고려하면) 7조 달러(약 9300조 원) 규모의 투자 자금 조달은 오히려 쉬운 부분”이라며 “올트먼의 계획은 복잡한 AI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엔지니어의 부족에 가장 먼저 부딪칠 수밖에 없으며 경기 변동에 취약한 반도체 산업 특성상 대규모 투자 이후 공급 과잉에 따른 반도체 칩 가격 하락을 겪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견제도 변수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2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한 2024 세계정부정상회의(WGS) 대담 프로그램에 참석해 ”더 빠르게, 빠르게 제조하는 칩(반도체) 산업 덕분에 AI 비용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올트먼의 AI반도체 직접 생산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