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저평가주 주가 부양책을 조만간 내놓는다는 기대감에 투자자 예탁금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 상승 기대감에 투자 실탄을 장전하는 투자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셈이다. ‘빚투(빚 내서 투자)’로 불리는 신용거래 융자 잔액 역시 동반 상승세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8일 투자자 예탁금은 50조 8402억 원으로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시사한 지난달 24일(49조 7804억 원)보다 1조 598억 원 증가했다.
이달 6일(52조 8948억 원)보다는 약 2조 원 감소했지만 이는 설 연휴를 앞둔 일시적 자금 유출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기업의 주가 부양책이 공개되면 예탁금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 쌓아둔 증시 대기성 자금이다. 연초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49조 592억 원(1월 18일)까지 빠졌던 예탁금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발표를 계기로 반등세가 뚜렷하다.
신용거래 융자 잔액도 증가 추세다. 특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종목이 다수 포진한 유가증권시장의 신용거래 융자가 크게 늘었다. 유가증권시장의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이달 8일 9조 6720억 원으로 지난해 말(9조 166억 원) 대비 6554억 원 급증했다. 코스닥 시장은 이 기간 8조 5419억 원에서 8조 1433억 원으로 3986억 원 감소했다. 실제 자동차·금융 등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며 개별 종목의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이 기간 동안 80~170%가량 급증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에 대한 기대로 저PBR주 강세가 지속되면서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의 보험·은행·증권·자동차 업종의 평균 주가 상승률(13%)이 코스피(-1.7%)를 크게 상회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