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에이피알이 25만 원으로 최종 공모 가격을 확정했다. 이는 기존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인 14만 7000원~20만 원의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총 공모 금액은 758억 원에서 947억 5000만 원으로 확대됐다. ★본지 2월 3일자 12면 참조
에이피알은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 예측 결과를 공시하고, 약 2000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663대 1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수요 예측에 참여한 기관 투자자 가운데 97% 이상이 공모가 상단 혹은 상단 초과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6만 원 이상의 금액을 기입한 기관들도 약 3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에이피알은 2014년 설립된 뷰티테크 스타트업으로 메디큐브·에이프릴스킨·널디 등 총 6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주력 브랜드는 2021년 론칭한 홈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 에이지알’이다. 출시 2년 만에 국내 시장 점유율 32%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국내외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말 기준 168만 대를 넘어섰다.
에이지알의 인기에 힘입어 실적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이피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718억 원, 영업이익은 6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9%, 277.6% 증가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에이피알의 연 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157.4%에 달한다.
공모가를 확정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에이피알은 전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를 넘어 글로벌 뷰티기기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과 동남아로 시장을 확대하고, 내년엔 의료기기 등 새로운 분야에 진출한다.
김병훈(사진) 에이피알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글로벌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연평균 35%씩 성장하고 있다”며 “미국·한국·일본 등을 빠르게 선점해 글로벌 1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이피알은 기획부터 연구개발(R&D), 생산, 판매까지 홈 뷰티 디바이스와 관련된 모든 밸류체인을 내재화한 유일한 기업”이라며 “압도적인 기술 격차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피부과 의료기기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에이피알은 홈 뷰티 디바이스 분야에 대한 독보적인 기술력과 생산성 확대를 기반으로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유럽·동남아시아 등 신규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올 상반기 경기 평택에 제2공장을 준공하고 2025년까지 연간 생산 능력을 800만 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동시에 지난해 1월 설립한 자체 연구개발(R&D)센터 ‘에이피알 디바이스 센터’(ADC)를 중심으로 원천 기술 확보에도 주력한다.
에이피알은 이날부터 15일까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이달 27일로 총 공모 주식 수는 37만 9000주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 8960억 원이 될 전망이다. 대표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이, 공동 주관사는 하나증권이 맡았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신규 공장, R&D, 해외 마케팅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