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PTSD'에 떠는 지구촌…"극단주의 시대 열릴 것"

■재집권 가능성에 전세계 촉각
당선땐 극우 포퓰리즘 부활 전망
모든 국가에 10% 추가 관세 예고
中 집중 타깃 '최혜국 대우' 폐지
나토 분열·대러 제재 약화 우려
뉴딜 재가동땐 美 적자도 눈덩이


“트럼프는 거짓말을 할지언정 빈말을 하지는 않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를 경험했던 미국 싱크탱크 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2017년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 공약’들을 밀어 붙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미 경험한 터라 이번에도 그의 발언 하나하나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당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도 비용을 제대로 내지 않으면 보호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유럽은 벌집을 쑤신 듯 경악했으며 한일 등 아시아 동맹국들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 밖에도 ‘중국에 60% 관세 부과’ 등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발언이 이어질 때마다 전 세계가 진위를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트럼프 리스크가 정치(Politics), 통상(Trade), 안보(Security)를 비롯해 경제와 직결된 재정 적자(Deficit) 등 모든 분야에서 현실로 다가오면서 ‘트럼프 PTSD’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포퓰리즘 정치(Politics)의 부활…전 세계에 영향=올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것은 그의 ‘백악관 재입성’을 넘어 전 세계 ‘극우 포퓰리즘의 부활’이라는 의미다. 트럼프 전 대통령 낙선 이후 사라지는 듯했던 ‘트럼피즘’이 미국에서 대세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이 돌아왔다’는 선언이 일단은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통적 민주주의는 퇴보하고 ‘자국 우선주의’가 미국 내에서 본류가 됐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극단적인 자국 우선주의를 추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전 세계 정치 질서에도 파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바타’로 평가받는 정치인들이 잇따라 지도자로 당선되는 등 극우 물결이 전 세계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과 함께 “극단주의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관세 도미노’ 무역(Trade) 전쟁 재점화=극단적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관세 보복 도미노가 이어지고 다자 교역 질서가 깨지는 무역 전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관세맨(tariff man)’을 자처하며 동맹에 얽매이지 않는 고율 관세 정책을 밀어붙였다. 그는 재선 시 미국과 교역하는 모든 국가의 수입품에 대한 기존 관세율에 일괄적으로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통상 조치는 교역 관계에서 오랫동안 대규모 적자를 본 유럽연합(EU)에 대한 보복 관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대국의 관세에 상응하는 관세를 적용하는 상호무역법도 제정할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2018년 관세 부과 대상을 늘리며 대상 국가도 한국·캐나다·멕시코 등으로 확대했던 점을 들며 “새로운 관세정책들을 내놓으며 다양한 무역 상대국들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구축할 관세장벽의 핵심 타깃은 중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시 중국산 제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 폐지 역시 주장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미국은 중국 수입품에 4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나토·한미동맹 흔들…세계 안보(Security) 격변=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서방 동맹의 근간인 나토는 물론 한미일 방위 조약 등 세계 안보 틀이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나토 동맹국이 침략을 받을 경우 “방어하지 않고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부추길 것”이라는 발언으로 큰 논란을 빚었다. 실제로 재임기 미국의 나토 탈퇴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재추진할 경우 나토 분열과 함께 서방이 가하는 대러 제재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다. 포린폴리시는 “트럼프가 취임하자마자 대러 제재를 해제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유럽 국가들에 공포를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동맹 간 집단 안보 지형에 부정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한미 동맹에도 커다란 불확실성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부터 한국에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후 안보 동맹을 유지하는 대가로 한국에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재집권 시 주한미군 철수가 우선순위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 적자(Deficit) 확대…채권 시장 발작 우려=인플레이션에 시달려온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커지고 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은 이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정책과 재정 확대 기조, 보편적 기본관세(10%) 부과 등이 미국 경제를 다시 혼란 속으로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17년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재선에 성공하면 세율을 15%로 더 낮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과의 군비 경쟁을 비롯해 미국 내 낙후된 도로와 교량, 공항·항만시설 등에 투자하는 ‘트럼프판 뉴딜정책’도 다시 꺼내들면서 미국의 재정 적자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가 시작되면 미국의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채권 시장에 지속적인 ‘발작’을 일으킬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온다. 미 경제매체 CNBC도 앞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뉴욕 증시가 트럼프의 재집권 리스크를 간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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