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수소연료전지차(이하 수소차) 세계 시장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수소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현대차의 대표 모델 넥쏘(NEXO)의 판매 부진 영향이다. 전세계 수소차 시장 점유율 1위 국가는 2022년 한국에서 2023년 중국으로 바뀌었다.
15일 전기차·배터리 컨설팅 및 시장조사 기업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의 총 판매량이 1만 4451대로 전년 대비 30.2% 감소했다.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넥쏘와 일렉시티(ELEC CITY)를 5012대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34.7%로 수소차 시장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현대차 수소차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넥쏘의 2023년 판매량은 4709대로 2022년 1만 1179대보다 55.9% 감소했다. SNE리서치는 넥쏘의 판매량 감소에 대해 “2018년 이후 2021년, 2023년 2차례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와 연식 변경 모델 출시가 전부였기에 국내 소비자의 선택이 한정돼 있으며 수소차 충전 비용 상승, 불량 수소 사고,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수소차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도요타의 대표 모델 미라이(Mirai)는 지난해 3737대가 판매돼 2022년 3694대에서 3.9% 늘어났다. 2023년 미라이가 가장 많이 판매된 국가는 미국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수소차 판매 대수는 2022년 2708대에서 2023년 2992대로 10.5% 늘었다.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5447대에서 5600대로 판매량이 늘어 두 번째로 높은 2.8%의 증가율을 기록한 중국은 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수소에너지 산업 중장기 발전 계획(2021~2035)’을 통해 수소차 보급 확대 및 인프라 구축과 수소 에너지 상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역성장한 전세계 수소차 시장이 신 모델 출시에 힘입어 반등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도요타는 크라운(CROWN) 세단을 기반으로 한 수소차를 출시해 연말까지 102대가 판매됐다. 2021년 수소차 클래리티(Clarity)를 단종하며 수소차 시장에서 철수했던 일본의 혼다는 연내 일본과 북미 시장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R-V를 기반으로 한 수소차 출시를 계획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자 박람회 'CES 2024'에서 내년에 신형 넥쏘 2세대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