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협회에 정식 건의했다. 축구협회 집행부가 16일 오전 긴급 임원 회의를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해 결과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다.
전력강화위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아시안컵 결과 등을 비롯한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경질의 경우 남은 기간 감독 연봉(약 29억 원 추정)과 코치진 연봉까지 위약금만 100억 원 이상이다.
황보관 협회 기술본부장은 위원회 이후 브리핑을 열어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 이상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모였다”며 “전력강화위의 논의 내용과 결론은 협회에 보고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열린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을 노렸으나 이달 7일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0대2로 패하며 탈락했다.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은 대표팀이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목표로 내건 우승도 불발되며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과 팀 운영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부임 이후 잦은 해외 체류로 눈총받던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을 마치고 8일 귀국한 뒤 이틀 만에 미국으로 떠난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들끓었다. 여기에 대회 기간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선수들 사이에 내분이 있었던 점도 드러나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팀 관리 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황보 기술본부장은 “지도자로서 팀의 효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데 있어 부족했음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근무 태도 등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회복하기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요르단전 패배 원인으로 손흥민과 이강인을 지적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내 불화가 있었고 그 부분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전력강화위원들이 전술 부재를 중점적으로 이야기했으나 그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은 전력강화위 결과와 앞서 13일 열린 경기인 출신 임원 회의에서 나온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축구협회 집행부가 16일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논의한다. 사실상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의 결단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