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H 치료제' 탄생 임박…국내 제약사도 개발 잰걸음

FDA 내달 '레스메티롬' 승인할듯
비만약 '젭바운드' 효과 입증에
원리 같은 한미 치료제 기대 커져
동아·유한양행 임상 결과도 관심

세계 최초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MASH) 치료제 허가가 임박한 가운데 MASH 신약을 개발 중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일라이릴리의 비만약 ‘젭바운드’가 MASH 치료에서도 효과를 입증하면서 같은 원리로 치료제를 개발 중인 한미약품(128940)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마드리갈테라퓨틱스가 개발한 MASH 치료제 ‘레스메티롬’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심사 기일은 다음달 14일까지다. FDA가 레스메티롬의 가속승인 신청을 수락했고 자문위원회 개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만큼 승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FDA가 레스메티롬에 허가를 내주면 세계 최초의 MASH 치료제가 된다.




MASH는 음주와 관계 없이 고지방 위주 식단과 운동 부족 등 생활 습관으로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환이다. 단순히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과 달리 간 염증과 간이 딱딱해지는 섬유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지방간 염증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섬유증을 개선해야 한다는 FDA의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 지금까지 허가를 받은 치료제가 없었다.


일라이릴리도 이달 6일 MASH 치료제 임상 2상 결과 52주차에 섬유증 악화 없이 염증을 개선한 피험자가 73.9%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치료제는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비만약 젭바운드의 활성 성분인 티르제파티드를 주 성분으로 한다.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유사체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다. 현재 당뇨·비만 치료제로 쓰이는 GLP-1 계열 약물이 MASH 치료에도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같은 원리로 MASH 치료제를 개발 중인 한미약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미약품이 2020년 미국 머크(MSD)에 기술이전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내년 12월 글로벌 임상 2b상 종료를 앞두고 있다. MSD는 지난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해당 치료제를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 중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는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동아에스티(170900)가 자회사인 미국 뉴로보파마슈티컬스와 경구용 MASH 치료제 ‘DA-1241’을 개발하고 있다. DA-1241의 임상 2상 결과는 이르면 오는 3분기 발표 예정이다. 내년에는 유한양행(000100)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YH-25724’의 임상 1b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첫 MASH 치료제 허가가 나오면 그동안 미충족 수요가 높았던 MASH 시장 특성상 후속 파이프라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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