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반도체의 '8조원 빅딜'…美 PCB 설계업체 사들여

르네사스, 알티움 매입 결정
최근 7년간 M&A에 22조 써

일본 르네사스 사옥의 내부 모습. 연합뉴스

일본의 자동차 반도체 기업인 르네사스가 미국 전자회로 설계 업체인 알티움을 인수한다.


15일 일본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르네사스는 91억 호주달러(약 7조 9000억 원)에 알티움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딜은 호주 규제 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올해 말 최종 확정된다.


알티움은 호주에서 설립돼 미국에 본사를 둔 인쇄회로기판(PCB) 설계 기업이다. PCB는 반도체 패키징에 쓰이는 핵심 부품으로 최근 후공정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보듯 반도체 시장에서 패키징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번 인수 또한 패키징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흐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RM의 주가가 급등한 게 이번 딜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르네사스는 알티움을 14일 종가보다 34% 높은 68.50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다만 스마트폰에 쓰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칩을 직접 설계하는 ARM과 PCB 설계에 쓰이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알티움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르네사스는 최근 몇 년 동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반도체 시장에서 강자로 발돋움하고 있다. 2017년 이후 M&A에 쏟아부은 돈만 165억 달러(약 22조 원)에 이를 정도다. 시바타 히데토시 르네사스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몇 년간 국경을 뛰어넘는 인수를 해왔지만 이번 인수는 성질이 다르다”며 “우리가 전통 제조업에 머물러 있다면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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