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조카의 난' 재점화…이번엔 행동주의 펀드와 맞손

박철완, 차파트너스에 주주제안권 위임
삼촌 박찬구 회장에 사외이사 선임 등 제안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 서울경제DB


금호석유(011780)화학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가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주주행동주의에 나섰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삼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갈등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박 전 상무는 15일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을 특별 관계자로 추가한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박 전 상무는 개인 지분 9.10%에 차파트너스를 포함한 특별 관계자 6인의 지분까지 더해 지분율을 총 10.88%로 늘리게 됐다. 박 전 상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차파트너스에 주주 제안권을 위임했다고 밝히면서 차파트너스가 다음 달 개최할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변경의 건 △자사주 소각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주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미소각 자사주가 전체 주식의 18%에 달하고 이들 자사주가 소액주주 권익을 침해하며 부당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독립성이 결여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사회 구성으로 금호석유화학이 저평가됐다는 문제점을 두고 차파트너스와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주로서 차파트너스가 금호석유화학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 소액주주를 포함한 전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회장의 조카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박찬구 회장이 박준경 당시 금호석유화학 전무(현 사장)를 중심으로 후계 구도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드러내자 본격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 박 전 상무는 2021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인이 내세운 이사진 선임을 주주 제안으로 올렸다가 표 대결에서 졌고 이후에는 충실 의무 위반 의혹으로 이사회 임원에서도 해임됐다. 지난해는 금호석유화학그룹과 OCI그룹이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315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교환하자 이를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처분 무효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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