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없이 3900만원 빌린 재건축조합장, 대법 "처벌 못 해"

法"소규모재건축 조합임원은 도시정비법 적용할 수 없어"
차입 시 총회 의결 거치는 도시정비법 따르지만
처벌은 소규모주택정비법으로 따로 판단해야
대법, 벌금 100만원 선고 유예 원심 깨고 파기환송


대법원이 소규모 재건축 사업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8회에 걸쳐 약 3940만 원을 차입한 것에 대해 유죄를 판결한 원심을 파기했다. 소규모 재건축 조합임워은 도시정비법에 따라 차입 시 총희의 의결이 필요하지만, 처벌은 별도의 규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벌금 1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깨고, 다시 심리·판단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소규모주택정비법에 따라 설립인가를 받은 조합임원을 도시정비법 제137조를 적용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며 원심 판결이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짚었다.


피고인은 광주 북구 용봉동의 소규모재건축사업조합 조합장으로 2019년 6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총 8회에 걸쳐 종합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3935만 7460원을 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조합의 임원은 자금을 차입할 경우 자금의 차입과 방법, 이자율, 상황방법 등에 대해 조합 총회 의결이 필요하다.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으나, 이후 2심은 유죄를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총회의 의결사항에 관한 사업을 임의로 추진한 조합임원을 처벌하도록 하는 도시정비법에 따라 처벌한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뒤집고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소규모주택정비법 제56조 제1항은 조합의 법인격, 정관, 임원 등에 관하여 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2호를 준용한다고 규정하나, 도시정비법 제137조를 준용하고 있지 않다"며 "소규모주택정비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사업을 임의로 추진한 조합임원을 처벌하도록 따로 규정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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