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 논란’ 클린스만 결국 11개월만에 경질…정몽규 "책임은 저에게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결국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국가대표팀 감독 경질을 확정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임원 회의에서 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협회 자문 기구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전날 감독 교체를 건의함에 따라 소집된 이날 회의에서 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결별을 결정해 통보했다.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준결승 탈락한 뒤 후폭풍을 겪어왔고, 비판 여론에 휩싸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됐다.


선수로는 세계적인 스타였으나 지도자로선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한국 대표팀을 맡은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 역량 부족과 잦은 해외 체류 등으로 지속해서 비판 받아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결과로 평가받겠다며 우승을 목표로 했지만, 손흥민(토트넘) 등을 앞세운 '역대급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대표팀은 아시안컵 4강에 만족해야 했다.


대회 중 두 번째로 만난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졸전 끝에 패배하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커졌고, 대회를 마치고 8일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이 이틀 만에 거주지인 미국으로 떠난 것도 공분을 키웠다.


감독 경질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선수 간 내분이라는 이슈가 터진 게 결정타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전술 부재’ 지적엔 동의하지 않고 선수단 불화가 준결승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력강화위원회는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감독 거취 등을 직접 결정할 권한은 없어서 이날 임원 회의를 통해 논의가 이어졌고, 결국 정몽규 회장이 경질 결단에 이르렀다.


정 회장은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새 사령탑 선임이라는 당면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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