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통화량이 7개월 연속 늘었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경상수지가 개선되며 국외 부문을 통한 신용 공급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광의통화량(M2, 평잔 기준)은 3925조 4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29조 7000억 원(0.8%) 증가했다. 지난해 11월(35조 3000억 원, 0.9%)에 비해 증가율은 소폭 하락했으나, 7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M2는 시중 통화량을 보여주는 지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 입출금식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 금융 상품까지 포함한다.

상품별로 보면 수익증권과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이 각각 12조 7000억 원, 11조 4000억 원 늘었다. MMF는 국고 여유자금 회수로 4조 5000억 원 줄었고, 기업의 연말 자금수요 등에 정기예적금도 3조 4000억 원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은 국외 부문을 통한 신용 공급이 통화량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반도체·자동차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받은 수출 대금이 국내로 유입되며 통화량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외 부문을 통한 신용 공급은 수출 개선 흐름이 이어지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M2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그 영향이 더 커진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74억 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