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이르면 내년 초로 예상되는 대체거래소(ATS) 출범을 앞두고 새 시장 감시 체계 구축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잇따른 주가조작 사태로 이미 기존 거래소 시장 감시 업무 수위를 대폭 높인 상태라 ATS 도입 이후 나타날 데이터 과부하, 이상거래 조회 속도 저하 현상 등을 해결하는 데 일단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날 ATS 등장 이후 시장 감시 시스템 개편과 관련한 컨설팅 용역 사업을 3억 원에 발주했다. 거래소는 4월까지 관련 사업자를 선정한 뒤 8월 구체적인 사업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사업 제안서에서 “복수 거래소 체제에 대비해 대규모로 시장 감시 시스템을 개편하면서 데이터 가공·조회 속도 저하 등 기존 문제까지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ATS 준비 법인 넥스트레이드는 내년 초 영업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에서 예비 인가를 받고 올해 말 본인가 신청을 위한 사전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금융위에서 본인가를 받으면 6개월 이내에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ATS는 매매 체결 기능만 지닌다. ATS가 출범하더라도 시장 감시를 비롯해 기업 상장, 청산·결제 등의 역할은 기존 거래소가 수행해야 한다. ATS에서는 상장 주식과 주식예탁증서(DR)만 거래하고 비상장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은 거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위험 분산)를 위한 파생상품 매매도 할 수 없다. 앞서 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는 지난해 10월 매매거래정지, 시장 감시, 청산 업무 등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거래소는 “2018년 감시 체계 구축 때에 비해 현 응용 프로그램 소스는 2.8배, 데이터 규모는 2.4배나 더 증가했다”며 “전문적인 컨설팅을 통해 실효성 있는 시스템 재정비 계획을 수립하고 ATS 호가·체결 정보 수집·가공·적출을 비롯한 시장 감시 응용 프로그램 기능 개편, 인프라 용량 확보 등에 신기술도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