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주 군사 위협에 미국도 미사일 추적 시스템을 우주에 띄우며 맞불을 놓았다. 강대국 간의 우주경쟁이 치열해지며 1980년대 미국과 소련 사이에 벌어졌던 ‘스타워즈(우주전쟁)’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와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사일방어청(MDA)과 우주개발청(SDA)은 전날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6개의 저궤도 위성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러시아가 우주에서 미국의 인공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우주무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단 몇 시간 만이다.
NYT에 따르면 이번 위성 발사는 미국의 군사력 핵심인 통신, 정찰, 위성항법장치(GPS) 시스템을 보호하는 확장전투공간체계(PWSA)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소수의 고가 위성들로 구성된 현 군사 위성망은 중국과 러시아의 무력화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고 보고 쉽게 교체가 가능한 저가 소형 위성망을 도입하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새 저궤도 위성망 구축과 신형 우주 배치 무기 개발에 향후 5년 동안 140억 달러(약 18조 6000억 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날 발사된 저궤도 위성 가운데 2기는 ‘극초음속 및 탄도미사일 추적용 우주 센서(HBTSS)’를 탑재한 시제품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데다 저고도에서 예측이 어려운 경로로 비행해 기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대응하기 힘들었는데 HBTSS 도입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의 발사부터 요격까지 추적할 수 있게 된다.
미 국방부는 위성이 파괴될 경우 새로운 위성을 발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9월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사는 주문 뒤 27시간 만에 군사위성을 발사했다. 기존에는 21일이 소요됐다.
미 기업연구소(AEI)의 우주공학자 겸 우주안보 전문가 토드 해리슨은 2020년대 말까지 미 국방부가 고도 2000㎞ 이내의 신형 저궤도 위성 1000기를 발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해당 위성망을 통해 중국의 우주 군사력도 억제하겠다는 전략이다. 미 우주군 소속 정보 분석가인 론 러치 원사는 중국이 1만 3000기의 군사위성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치 원사는 “중국은 이미 정보·감시·정찰 능력에서 러시아를 크게 앞선 상태”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러시아·중국의 우주무기 개발이 새로운 냉전 시대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사용 위협이 냉전 복귀 및 우주전쟁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