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혔다 20개월 만에 풀려난 한 우크라이나 병사의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건장했던 체구에서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는 등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병사였던 볼로디미르 체마부르소프(41)는 지난달 양측 포로 교환 협정에 따라 석방됐다.

체마부르소프는 우크라이나군 제56독립차량화보병여단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했다가 2022년 4월 12일 러시아군에게 포로로 잡혀 약 20개월간 구금돼 있었다.

그는 키 189㎝에 몸무게는 95㎏ 정도로 매우 건장했다. 그러나 공개된 그의 모습은 포로로 잡히기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포로로 잡혀있는 동안 살이 38㎏ 가량 빠져 체마부르소프의 현재 몸무게는 57㎏다. 얼굴은 눈가와 광대 부분이 푹 꺼져있고 몸은 갈비뼈가 튀어나올 정도다. 포로 기간 동안 심각한 기아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그는 현재 이와 관련한 치료를 받고 있다.

체마부르소프는 현지 언론에 “내 건강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안 좋은 상태”라며 “급성 단계의 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위식도 역류 질환, 소화기 질환, 만성 전립선염 등 여러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와 러시아 본토 내 구금 시설 등 여러 장소에서 포로 생활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고통스러운 학대와 고문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들(러시아군)은 포로의 옷을 벗기고 고문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포로들이 큰 부상을 입었다”면서 “몽둥이와 전기 충격기 등이 사용됐고 머리와 가슴, 등, 팔, 다리 등 모든 곳을 폭행했다”며 말했다. 이어 “내가 석방됐을 때, 혼미한 정신 탓에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체마부르소프의 아내 안나(34)는 달라진 남편의 모습을 보고 오열하며 “러시아 감옥에 갇힌 우크라이나 포로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남편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이 알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