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내홍에 기자회견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

배복주·류호정 정의당 출신 입당에 이견
공관위·공천 앞두고 신경전 격화 가능성
김종인 "생리적으로 안 맞는 정당"

개혁신당 이준석, 이낙연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7일 당 내홍 속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가, 예정 시각 1시간 전 돌연 취소했다. 합당 일주일 가량인 개혁신당에서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앞서 전날 오후 6시께 개혁신당에서는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날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고 기자들에게 알렸다. 애초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최고위원회를 열기로 했으나 16일 예정된 최고위도 갑작스럽게 취소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17일 오전 9시 개혁신당은 '오늘 10시 예정이던 이 대표 기자회견은 취소됐다'고 다시 공지했다.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기존 개혁신당 인사들은 전날 밤늦게까지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17일 예정이던 기자회견에서는 이 대표가 당 내홍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됐다. 정의당의 류호정 전 의원과 배복주 전 부대표의 개혁신당 합류에 대해 이준석 공동대표와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견을 보였고, 두 세력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고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을 취소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이런 가운데 양향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가치와 비전, 철학과 목표가 분명하지 않고 정치적 세력 규합만으로는 100년 정당은커녕 일주일 정당도 안 된다는 게 제 판단"이라고 썼다. 또 "좌우, 진보 보수, 이념, 정파의 낡은 가치를 버리고 이제는 건너가야 한다"며 "과거의 익숙한 구태와 결별하고 이제는 새로운 미래의 가치로 건너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이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가치와 비전, 개혁 정신을 확립해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향후 공천관리위원장 인선과 공천 문제 등을 두고 당내 갈등은 더욱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공천관리위원회 출범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개혁신당 공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개혁신당이 내분 조짐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전날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6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준석의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정당”이라며 “이준석 공동대표는 ‘개혁신당 깃발 아래 다 모이니 나한테 흡수되는 것’이라고 생각해 선뜻 합당에 동의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3지대 정당, 새 정치 세력은 미래지향적인 성격을 가져야 하고 국민에게 명분을 소상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제3지대를 보면 사실 구정치인이 설치는 또 그런 판이 돼버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에) 정체성에 맞지 않는 사람도 같이 섞여 들어온 것 아니냐. 슬기롭게 극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이준석 대표는) 이번에 국회에 진입하지 않으면 정치생명이 끝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전혀 (맡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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