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정부 인사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에서 갑자기 사망한 것을 두고 미국 대권 주자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즉각 “(나발니 사망은) 푸틴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판에 나선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나발니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수백만명이 그렇듯 난 정말로 알렉세이의 사망 소실이 놀랍지 않으며 격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나발니가 암살됐냐’는 질문에 “푸틴과 그 깡패(thug)들이 저지른 일의 결과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상원이 가결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을 하원은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오는 공화당 대선 주자로 올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직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푸틴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트럼프가 지난 2015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ABC뉴스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언론인들을 살해했다는 지적에 "푸틴에게 공평하게 말하자면 당신은 그가 사람들을 죽였다고 말하는 데 난 본 적이 없다"고 답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나발니의 사망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상대로 ‘방위비를 내지 않으면 나토든 회원국을 보호해줄 수 없다.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게 놔둘 것’이라고 한 발언도 재조명됐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푸틴을 옹호하는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엑스에서 "공화당에는 푸틴을 위해 변명하는 이들이 있을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은 "역사는 푸틴을 위해 변명하고 러시아의 전제주의를 칭송하는 미국인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며 온라인 평론가들의 반발이 두려워 침묵하는 미국의 지도자들에게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