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병원에 '전공의 근무자료 제출' 명령…"가짜 복귀 막는다"

수련병원에 매일 근무상황 파악 자료 요구…"복귀 후에도 명령 효력 유지"
복귀명령 미이행시 자격정지에서 면허취소까지…"기계적 법집행" 강조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직서 제출 후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복귀) 명령을 내렸던 정부가 각 수련병원에 전공의들의 근무상황을 매일 보고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업무개시 명령 후 복귀했다가 다시 근무하지 않는 행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업무개시 명령을 어길 경우 법대로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18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복지부는 최근 주요 수련병원에 전공의들의 사직, 연가, 근무 이탈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매일 1회씩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명령을 내렸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업무개시 명령을 받고 복귀한 뒤 다시 근무지를 떠나 집단 행동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자료 제출 명령 대상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련 병원"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지난 16일 오후까지 23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낸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 중 실제로 근무를 하지 않은 전공의 103명에 대해 업무개시 명령을 내렸다.


의료법 59조는 복지부 장관과 시도지사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해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무개시 명령을 받은 103명 중 100명은 복귀했지만 3명에 대해서는 복귀가 확인되지 않았다.


복지부는 이들 3명이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이들이 속한 병원의 수련 담당 부서로부터 '업무개시 명령 불이행 확인서'를 받았다. 이들에 대해서는 법이 정한 대로 1년 이하의 자격정지,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명령 불응에 따른 고발로 1심에서 금고 이상의 판결이 나오면 면허 취소까지 가능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2020년 비슷한 사례에서는 수련부장에게 업무복귀 명령을 알리기만 했지만, 이번에는 문자와 우편, 수련부장 통보 등 3가지 방식으로 명령을 전달했다"며 "내외부 법적 검토 결과 송달의 효력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 당시 정부는 개별 명령 내용에 기한을 정해주고 복귀하도록 했지만, 이번에는 즉시 복귀하도록 했다. 중환자실 등 근무자의 경우 근무 시간에 잠깐만 자리를 비워도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복귀까지 시간을 주는 것이 이런 병원 근무의 특성에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복지부는 업무개시 명령 대상자 대부분이 복귀한 만큼 명령이 상당 부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복귀 후 다시 근무지를 벗어나는 '가짜 복귀'를 막기 위해 이번에는 병원들에 자료 제출을 요구해 전공의들의 근무 상황까지 꼼꼼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한번 내린 업무복귀 명령의 효력은 대상자가 복귀한 후에도 유지된다. 따라서 복귀 후 다시 근무지를 떠난 경우 추가적인 업무복귀 명령 없이도 기존 명령을 어긴 것으로 판단한다.


정부는 업무개시 명령 불이행자에 대해 엄정 처벌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10명이 사직 후 업무개시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면 10명 모두에게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며 "굉장히 기계적으로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업무복귀 명령 이행 상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서 바로 처분을 하지는 않겠지만, 불이행자에게는 예외 없이 기계적인 법 집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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