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뮤직 경쟁업체인 스포티파이에 앱스토어 수수료를 부과해 유럽연합(EU) 반(反)독점법을 위반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던 애플이 5억 유로(약 72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전망이다. 매출액의 10%인 270억 달러(약 36조원)에 이르는 벌금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액수는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현지 시간) EU 집행위원회의 조사를 잘 알고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다음 달 초 애플에 5억 유로 상당의 벌금 부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2019년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위반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애플이 애플뮤직을 이용할 때는 혜택을 주면서 스포티파이와 같은 경쟁 업체의 앱을 구매할 시엔 높은 수수료를 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EU는 앱스토어 사용자가 값싼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택할 기회를 빼앗았다고 결론지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EU 집행위는 애플이 강력한 지위를 남용해 경쟁사에게 반경쟁적인 거래 관행을 강요한 ‘불공정 거래’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애플에 대한 벌금 조치 이후 EU와 빅테크 간의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EU가 빅테크 기업의 반경쟁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디지털시장법(DMA)을 다음 달부터 본격 가동하기 때문이다. 해당 법은 애플, 아마존, 구글 등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의 관문(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애플은 EU에서는 반독점법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받은 적이 없었지만 2020년 프랑스에서 반경쟁 행위 혐의로 11억 유로(약 1조 5272억원)의 벌금을 받은 적 있다. 이후 애플은 항소를 통해 벌금을 3억 7200만 유로까지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