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4·10 총선을 51일 앞둔 19일 시작된다. 사실상 21대 국회의 마지막 임시국회다. 국회는 20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이어 29일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이번 임시국회에서 정쟁을 멈추고 경제·민생 살리기 법안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 도입 관련 법과 대장동 50억클럽 의혹 특검법 등 ‘쌍특검’ 법안의 재표결 여부를 놓고 대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천에서 탈락하는 일부 여당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을 노리고 윤 대통령이 거부한 쌍특검 법안 표결을 미루고 있으나 국민의힘은 신속한 재표결을 주장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오리무중 상태에 있는 선거제도와 선거구를 확정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선거구 개편 등의 키를 쥐고 있지만 정치적 득실을 저울질하면서 ‘깜깜이 선거’를 조장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민주당은 꼼수 위성정당을 난립시키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집한 것도 모자라 비례연합정당 구성 협상 과정에서 군소 야당들과 ‘의석 나눠 먹기’를 놓고 신경전까지 벌이고 있다.
여야가 무한 정쟁에 빠져 본연의 임무인 경제·민생 살리기 법안 처리를 뒷전으로 미룰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것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을 2년 유예하는 법안이다. 거대 야당은 “중대재해법 시행을 준비할 시간을 달라”며 호소하는 83만 소상공인들의 절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폴란드와 맺은 최대 30조 원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을 늘리는 수은법 개정안도 방산 수출 활성화를 위해 처리돼야 한다. 대형마트의 온라인 영업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서비스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도 조속히 처리해야 할 법안들이다. 특히 거대 야당은 끝없는 국정 발목 잡기로 최근 지지율이 주춤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경제 살리기와 민생 회복에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