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수준 고평가 심각" 2차전지 시총 상위 8개株 투자주의보

[유진투자증권 보고서]
셀 상위 10개사 주가 29% 하락에도
국내 배터리 시총 8개 종목 144% 올라
"고객사와 정반대 움직임 비상식적"


국내 2차전지(배터리) 업종의 주가가 고객사인 셀 업체와 달리 급등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양극재 업체부터 시작된 과대 평가가 업계 전반에 확산해 ‘버블(거품)’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유진투자증권은 국내에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 등 셀 업체를 제외한 배터리 시가총액 상위 8개 종목의 평균 주가매출비율(PSR)이 9.9배로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셀 상위 10개 업체 평균인 1.1배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19일 분석했다.


셀을 제외한 국내 배터리 시가총액 상위 8개 업체는 에코프로비엠(247540)·포스코퓨처엠(003670)·에코프로(086520)·에코프로머티(450080)리얼즈·코스모신소재(005070)·엘앤에프(066970)·금양(001570)·엔켐(34837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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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간 셀 상위 10개 업체의 주가가 평균 29% 하락했지만 한국에서 셀을 제외한 배터리 시가총액 상위 8개 업체들의 주가는 평균 144% 급등했다”며 “고객사의 주가와 정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업체와의 경쟁과 상관없이 성장하고 주요국의 전기차 전환 정책이 예정대로 시행된다 해도 현재 가치는 고평가 상태”라며 “버블이라는 말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업체의 주가가 급등세를 탔지만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전기차 전환 정책의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2032년까지 신차 판매의 67%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기존 정책의 목표는 유지하되 연비 규제를 기존 대비 느슨하게 적용하는 방식을 택할 예정이다. EU는 엄격한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7의 도입을 5년 늦춘 데 이어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목표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은 유효하지만 셀을 제외한 국내 배터리 시가총액 상위 업체들의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 연구원은 “전기차 산업 육성은 중장기적이고 여러 정책이 후퇴한다고 해도 전기차 판매는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셀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한 지난 1년간 반대로 급등해버린 국내 일부 업체들은 주가 하락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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