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의대 증원 방침을 둘러싸고 의료계의 집단반발이 터져 나오는 것에 대해 “의료는 국방이나 치안과 다름없는 위중한 문제”라며 “지난 정부처럼 지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2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실 참모진들로부터 전공의 집단사직 등 의료계 반발 현황을 보고 받고 이같이 말했다. 의료가 국방이나 치안처럼 사회 필수 요소인 만큼 공적 기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의료는 국민 생명과 건강의 관점에서 위중한 문제”라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 증원 반대’ 의사 표시를 위한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과 같은 단체 행동은 ‘국민 생명과 건강 관점’에서 보면 명분을 가질 수 없는 대처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의료계 일각에서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회자되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의료계는 국민을 이길 수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의대 증원이 지역·필수 의료를 재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메시지는 반복해서 지속적으로 협상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2014년 정부는 원격의료 도입 철회, 2020년 의대 증원 무산 등 의료계와의 대치 끝에 결국 물러선 바 있다.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의대 2000명 증원 계획’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한편 이번 주 의료 현장의 혼란을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무더기 사직서를 제출한 서울 대형병원 ‘빅5’ 전공의들은 이날 오전 6시를 기점으로 근무 중단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해왔다.
보건복지부는 의료 공백 사태에 대비해 전국 409개 응급의료기관의 응급실을 24시간 가동하고, 공보의·군의관 투입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수술 취소’ 등 현장 혼란을 조정하기엔 역부족이다. 정부는 업무개시(복귀) 명령에 응하지 않고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에 대해 면허정지 및 고발을 예고하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강 대 강’ 충돌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