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1차 설계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건설사 90여 곳이 발주처인 한국수자원공사에 설계보상비를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노정희 오석준 대법관)는 수자원공사가 건설사 94곳을 상대로 낸 설계보상비 반환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서울고등법원에 사건을 환송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수자원공사가 입찰공고를 낸 4대강 공사와 관련해 업체 측과 설계보상비 지급 관련 계약이 성립됐다고 보면서 "피고들은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에 기하여 원고에게 설계보상비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한국수자원공사는 '4대강 살리기 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에 참여한 공동수급체구성 사업자들이 낙찰자로 선정되지 못하자, 설계보상비 총 244억 원을 지급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워회(공정위) 조사에 따라 건설사들이 입찰 과정에서의 담합이 밝혀지면서 수자원공사는 해당 설계비 반환을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선 수자원공사가 승소하면서 재판부는 4대강 사업 참여 건설사에 설계보상비 244억 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2심은 설계보상비 반환 계약이 성립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짚어 건설사들에게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다시 수자원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이 체결되면서 '입찰 무효에 해당하거나 무효에 해당하는 사실이 사후에 발견된 자는 설계비 보상 대상자에서 제외하고 입찰의 무효사실이 발견되기 이전에 설계비를 보상받은 자는 현금으로 즉시 반환해야 한다'는 특별유의서 규정도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