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베트남 하노이 서머셋웨스트레이크호텔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이곳 4층에 들어선 삼원가든을 방문하기 위해 오픈런까지 불사하는 고객들이었다. 연일 만석 행진을 이어간 삼원가든은 1인분에 80만 동(약 4만 40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교민뿐 아니라 현지인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박영식 삼원가든·SG다인힐·캐비아 대표는 “미쉐린가이드가 베트남에도 지난해 처음 진출할 정도로 미식에 대한 현지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하노이에 삼원가든을 오픈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불고 있는 K푸드 열풍이 향후 20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를 해외 사업 확장의 원년으로 삼고 미국 뉴욕, 베트남, 중국 등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뉴욕에 직진출 방식으로 한국 정통 BBQ를 미국 현지식 스테이크와 결합한 ‘수남’ 레스토랑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박 대표의 아버지인 박수남 삼원가든 회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삼원가든은 2019년 뉴욕에 파트너십 방식으로 진출했다가 파트너와 불협화음이 일어 결국 철수한 ‘아픔’이 있다. 박 대표는 수남 레스토랑을 뉴욕에 안착시킨 후 이르면 2026년 정통 음식점인 삼원가든도 뉴욕에 다시 오픈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경우 현지를 잘 아는 파트너와 손을 잡고 진출해 순항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3년 1월 자카르타 1호점을 냈고 3년 뒤인 2017년 자카르타에 2호점을 오픈했다. 이곳은 방문객 중 99%가 현지인인 데다 주말에는 200석 규모의 좌석이 꽉 찰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1호점을 오픈했고 중국 광저우에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의 지점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대표는 삼원가든의 뉴욕 진출 실패 사례를 예로 들며 “요식업계 종사자들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는 만큼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국가에 대해 잘 안다고 하더라도 음식점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직접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외 경험이 없으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한계를 없애고 한식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그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삼원가든을 세계적인 K푸드 기업으로 육성하는 한편 선봉에서 한국 요식업계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박 대표는 “처음 해외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막대한 비용이 필요했을 뿐 아니라 노하우 등이 부족해 힘들었다”며 “다른 사업가들이 의지할 수 있는 선발대 역할을 함과 동시에 한식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