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3년 유예 타결에…전세가 진정 단비되나

21일 주택법 개정안 소위 처리 전망
강동·송파·과천 전세 매물 증가
하반기 동남권 전셋값 안정세 예상

경기 과천시 갈현동 지식정보타운 내 위치한 과천푸르지오라비엔오. /사진 제공=대우건설

여야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를 3년 유예하는 데 합의를 이루면서 입주를 앞둔 수혜 단지에서 전세물건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신축 공급 가뭄 속 전셋값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가 많은 서울 동남권과 경기 과천 등 일부 지역 전셋값이 안정권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21일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주택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논의에서 여야는 2021년 2월 19일 이후 공급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의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시점을 ‘최초 입주 가능일’에서 ‘3년 뒤’로 유예하는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여야가 이미 실거주 의무 유예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룬 만큼 수혜 예상 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오는 29일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강동구 ‘e편한세상고덕어반브릿지’ 전용면적 84㎡는 6억 원에 전세 매물이 나왔다. 이 단지는 아직 입주 개시일로부터 2년 동안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만 법 개정 이후 3년간 유예가 가능하다. 이는 인근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센트럴풍경채’보다 약 50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외국에 거주하는 집주인들의 전세물건만 있었는데, 이번 주부터 전세를 내놓겠다는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총 5년의 실거주 의무가 있는 과천시 갈현동 지식정보타운 내 ‘리오포레데시앙(2월 입주)’, ‘린파밀리에(4월 입주)’에서도 전세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내년 6월 입주하는 서초구 ‘메이플자이’도 일반 분양을 받은 계약자들 역시 실거주 의무 유예가 적용된다.


잔금 비중이 높은 단지에서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 과천시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잔금 비율이 높은 전용면적 84㎡의 신혼희망타운 물량을 분양받은 젊은 부부들이 주로 전세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 올 하반기 동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안정권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월 강동구 ‘강동헤리티지’를 시작으로 9월 송파구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 11월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실거주 의무 유예 수혜 단지가 줄줄이 입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송파구와 강동구의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8월 첫 째주와 비교해 각각 4.89%, 3.31% 상승해 서울 평균(3.63%)보다 큰 오름세를 보였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실거주 유예에 더해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예정자들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전세도 매물로 시장에 나올 것을 고려하면 일시적으로 동남권 전셋값이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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