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계를 뒤흔든 ‘탁구게이트’가 예상보다 빠르게 해결됐다.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사과를 손흥민(32·토트넘)이 포용하면서 불화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강인은 21일(한국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는 사과의 글을 올렸다. 이강인은 영국 런던으로 직접 날아가 손흥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도 SNS에 이강인과 웃으며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면서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라며 팬들에게 이강인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탁구게이트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 준결승전 0대2 참패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이달 14일 터졌다. 이강인이 ‘캡틴’이자 9살 많은 대선배인 손흥민의 지시에 거역한 것도 모자라 물리적으로 대거리까지 했다는 사실에 많은 팬이 충격받았다.
이강인은 곧바로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게시물로 사과문을 올렸으나 글의 수위와 방식은 팬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스토리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게시물이다.
이강인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광고 시장에서 잇따라 퇴출된 것은 그에게 결정타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로 다시 뛸 수 있을지도 불투명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탁구게이트’와 관련해 “(대표팀) 소집을 안 하는 징계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추후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면 방안을 논의해야 할 거라 본다”고 말했다.
다행히 손흥민이 통 크게 사과를 받아주면서, 사면초가에 몰린 이강인에게 길이 열렸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며 사과를 받아줬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이 봉합되면서 대표팀 분위기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이제 제대로 된 새 사령탑 선임만 된다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일정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해성 신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21일 10명의 새 전력강화위원과 제1차 전력강화위 회의를 갖고 본격적인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