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구 몰두' LG경영개발원, 지난해 영업익 19% 성장

'엑사원 2.0' 출시로 수익 다변화
AI 협업 확대로 매출도 13% 증가
구광모 힘쓴 '초거대 AI' 외연확장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지난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열린 LG AI 토크콘서트에서 엑사원 디스커버리(EXAONE Discovery)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LG

LG(003550)그룹의 인공지능(AI) 연구용역 사업이 순항하며 그룹 싱크탱크인 LG경영개발원의 매출도 우상향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초거대 AI 사업이 빠르게 외형을 키워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기업설명회(IR) 자료를 통해 LG경영개발원의 지난해 매출이 13%, 영업이익은 19%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실적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매출 2300억 원대, 영업이익은 90억 원대 전후로 추정된다. LG는 실적 증가 요인에 대해 “AI 연구원 용역 증가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LG경영개발원은 LG경영연구원(옛 LG경제연구원)과 임직원 교육 연수 기관인 LG인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법인이다. 2020년 12월 AI 기술을 연구하기 위한 AI 전담 연구 조직인 LG AI연구원이 추가됐다. LG AI연구원이 더해지기 전 LG경영개발원의 연 매출은 1000억 원대 아래에 머물렀고 영업이익도 수억 원대 수준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LG AI연구원의 주요 수익원은 그룹 계열사 위주로 진행되는 AI 관련 연구용역이다. 계열사들이 산업 현장의 난제를 제시하면 AI연구원이 솔루션을 제시하고 계열사와 협업해 이를 실현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전문가용 AI ‘엑사원 2.0’이 출시되면서 수익 모델이 다변화하고 있다. 챗봇 등에 활용되는 유니버스, 신소재·신물질·신약 개발에 특화된 디스커버리, 이미지 플랫폼 아틀리에 등 3종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플랫폼을 그룹 내 AI 연구자와 임직원, 협력 중인 대학에 제공하고 있다.


연구 협업의 결과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LG전자(066570)는 추후 엑사원을 가전 등의 제품에 도입해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할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의 제품 포장 디자인,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 도안 작성에도 LG AI연구원의 기술이 활용됐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싱크탱크의 외연 확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LG AI연구원은 특허청과 특허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초거대 AI 언어 모델을 구축했고 올해부터 이를 심사 업무에 적용한다. 엑사원에 특허청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공보, 상담 사례집 등의 데이터를 학습시켜 만든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이 모델을 활용하면 통상 1년 넘게 걸리는 특허 심사 기간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