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시간 초과 근무' 밥 먹듯…의사 가운 던진 전공의들의 현실

서울의 모 병원 응급실에서 한 의사가 회의실 책상에 엎드려 잠시 휴식을 취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체 전공의 1만 3000여명의 절반가량인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일각에선 근본적인 의료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박단 회장(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은 사직서를 내면서 "폭언, 폭행이 난무했던 응급실에서 일하는 것도 이제 끝"이라며 "애초에 응급실은 문제가 많고 언제든 병원을 박차고 나가도 이상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아청소년과 의국장을 맡았던 한 의사도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임산부여도 초기 12주차 전, 분만 직전 12주 전을 제외하고는 기존 당직에 그대로 임한다"며 "그동안 태교는커녕 잠도 못 자고 컵라면도 제때 못 먹었다"며 전공의의 현실을 고발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해 초 발표한 '2022 전공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공의의 절반 이상인 52%는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 평균 근로 시간은 77.7시간이었다. 전공의 1만33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또 응답자의 66.8%가 '주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한다'고 답했다.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횟수는 2회(31.5%)가 가장 많았고 3회(10.3%), 4회(5.9%)에 걸쳐 한다는 응답도 꽤 됐다. 특히 인턴의 84.4%, 레지턴드 1년 차의 70.2%가 주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과도한 업무 탓에 자신의 건강은 챙기지 못했다. 전공의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54.3%로 일반인구 집단(26.2%)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었다. 우울감 경험률도 23.6%로 일반인구 집단(6.7%)에 비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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