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자신의 여자친구가 화가 났다는 이유로 후임 부사관에게 속칭 ‘원산폭격’ 자세를 시킨 선임 부사관이 선고유예를 받아 전과자 신세를 면했다. 선고유예란 가벼운 범죄를 저질렀을 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가 기간이 지나면 면소(공소권이 사라져 기소되지 않음)되는 처분이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부장판사 김택성)은 23일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8)에게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밝혔다.
A씨는 중사였던 지난해 6월 인제군 한 노래방에서 B 하사에게 소파에 머리를 박고 뒷짐을 진 상태로 버티는 ‘원산폭격’ 자세를 명령하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여자친구에게 전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여자친구가 화가 났다는 빌미로 C 하사를 때릴 듯이 위협하며 머리를 박으라고 했으나 C 하사가 거부하자 C 하사의 선임인 B 하사에게 원산폭격 자세를 시켰다.
재판부는 “설령 A씨가 단순한 장난이라고 생각했더라도 이런 행위는 통상 용인될 수 있는 장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에게 육체적으로 상당히 고통스러운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대단히 모욕적인 것으로서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행위 자체를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점과 피해자와 합의한 사정, A씨의 가족과 부대 지휘관·동료 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 직권남용가혹행위죄가 아닌 위력행사가혹행위죄로 징역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