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분석 기업에서 넘어 항암백신 개발사로…테라젠바이오의 진화

황태순 테라젠 대표 인터뷰
대장암·위암·흑색종부터 시작
고형암 타깃 치료제 개발 목표
롯데헬스 합작…DTC서비스 속도
캐시카우 NGS 올 흑자 전망에
IPO까지 안정적 수익구조 기대

황태순 테라젠바이오 대표. 이호재 기자


“유전체 분석만 가지고는 요리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진단을 기반으로 항암 백신 등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황태순(사진) 테라젠바이오 대표는 2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백순명 연세의생명연구원장을 연구소장 겸 연구개발(R&D) 기술총괄(CTO)로 영입해 4년째 신약개발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테라젠바이오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개인 맞춤형 유전체 분석(PGS),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암 백신과 바이오마커를 연구·개발하는 기업이다. 2020년 5월 테라젠이텍스(066700)에서 물적분할한 이후 유전체 기반의 암 진단법과 신항원(신규 타깃) 암 백신 개발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테라젠 바이오는 신항원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및 유전체 분석 기술을 접목한 딥오믹스(DeepOmics) 플랫폼을 이용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렇게 발굴한 파이프라인은 암백신 2개(개인맞춤 신항원, 공통 신항원)와 표적치료제(MCU13, CEACAM5, MAPK3) 3개다. 테라젠바이오가 발표한 자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백신 비임상시험에서 대조군 대비 시험군의 암세포 크기가 감소한 결과가 확인됐다.


황 대표는 “유전체 분석을 통해 어떤 유전자에 문제가 있는지는 알아냈지만 치료제가 없는 경우인 ‘다크 매터(Dark matter)’를 해결하려고 한다”며 “일단 대장암이나 위암, 흑색종부터 시작해 고형암 전체를 다룰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태순 테라젠바이오 대표. 이호재 기자

PGS는 롯데헬스케어와의 합작사인 테라젠헬스로 분사했다. 롯데헬스케어는 250억 원을 들여 테라젠 헬스 지분 51%를 인수했다. 테라젠헬스는 개인 유전자 분석(DTC)을 통해 질병이 발생한 후 치료하는 시대에서 질병을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하는 시대로의 전환을 표방한다. 5년 간의 시범사업을 거쳐 2022년 본격적으로 DTC 서비스가 개화한 이후 테라젠헬스는 국내 최다인 165개의 검사 항목을 선보였다. 황 대표는 “DTC 검사는 평상시 국민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유전적 특성 분석을 통해 생활 습관을 개선시켜 주는 만큼 현재의 청년들이 노인이 됐을 때 막대한 진료비에 투입될 국가 재정 부담 해소와 효율적 국가예산 집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시카우인 NGS는 올해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NGS는 병원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진단 및 치료 사업으로 매년 약 2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는 시황이 좋아질 때를 기다리겠다는 방침이다. 황 대표는 “NGS는 병원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라 흑자가 예상되고 암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은 R&D에 끊임없이 돈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면서도 “스스로 사업구조를 개편한 만큼 IPO까지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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