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부터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전환해 임금 교섭으로 한 번에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3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올해는 지난 2년간의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전환하겠다”며 “총 성과보상의 관점에서 임금 교섭을 진행하고 이를 최대한 조기에 마무리해 성과에 대한 보상이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성실히 협의·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현대차는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며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통해 그 의미를 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담화문에서 “지난 2년과 같은 방식의 특별격려금 지급보다는 2024년 단체교섭에서 합리적인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며 특별성과급 지급 방식을 전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현대차·기아는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직원들에게 ‘교섭 성과금’과 별개로 ‘특별 성과금’을 지급해 왔다. 현대차는 2022년 품질 및 안전성 평가 항목에서 우수한 결과를 달성하며 직원에게 400만 원을, 2023년에는 ‘글로벌 판매 톱3’를 달성한 성과에 대해 400만 원과 주식 10주를 특별성과금으로 각각 지급했다.

그러나 회사 내부적으로 특별성과금이 연간 총 보상과 별개로 인식돼 직원들 사이에 혼란이 발생하면서 지급 방식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외부적으로는 국내 산업 전반에서 경기 침체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특별격려금 지급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대차·기아 노조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고려한 특별성과금 지급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소식지에서 “영업이익 15조 원이 넘는 경이로운 실적은 노동자들의 피땀과 혼이 녹여져 있다”며 “사측은 저평가된 노동가치에 대한 대가를 성과금으로 지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를 거부할 경우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아 노조도 특별성과금 지급을 촉구하며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