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블루원 골프장 2곳 유동화해 1400억 원 확보

작년 말 제출한 자구계획 일환
채권단서 4000억 자금 지원도
공사대금 등 운영자금 확충 목적

블루원 용인CC 전경/사진=블루원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009410)이 운영자금을 잇따라 확충하고 있다. 발주처 미수금 등으로 자금 부족이 발생해 협력업체 공사 대금 등을 제때 갚지 못할 겨우를 대비해서다.


23일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는 한림건설을 상대로 블루원이 보유하고 있는 용인CC와 상주CC 두 곳을 유동화해 14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당시 티와이홀딩스가 제출한 자구계획의 일환이다.


한림건설이 블루원 골프장을 임차하는 대가로 보증금을 지급하고 블루원에게 다시 운영권을 주는 구조다. 블루원은 골프장 운영에 따른 수익을 한림건설과 배분한다. 골프장 소유권은 블루원이 갖고 있지만, 담보신탁을 제공해 향후 보증금을 갚지 못하면 한림건설에 소유권이 넘어간다. 만기(3년) 후 골프장을 매입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도 붙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골프장 홀당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등 매각 여건이 좋지 않은 환경을 감안했다"며 "매각조건 협상 등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진성매각 대신 흔히 사용되는 유동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이와 함께 채권단으로부터 신규자금 4000억 원과 공사 진행에 필요한 건설공제조합 신규 보증 4000억 원 지원도 추진 중이다.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협력업체 공사대금 등 태영건설의 운영자금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4~5월 기업개선계획 수립과 이행약정 체결 전까지는 협력업체 공사대금 등 운영자금을 태영건설이 자체 해결해야 하는데 발주처 미수금 등으로 자칫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이 각각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을 추진 중이지만 매각 시점에 따라 일시적인 운영자금 부족(미스매치)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채권단도 한도대(마이너스통장) 방식의 4000억 원 대출 약정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티와이홀딩스는 이번 유동성 확보를 통해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 수립과 이행약정 체결이 차질 없이 이뤄지면서 워크아웃이 본격적으로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루원 자산유동화와 에코비트 매각 등 태영그룹이 당초 약속한 자구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채권단 역시 신뢰를 바탕으로 워크아웃을 위한 역할 분담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이 경주 지역에 각각 소유하고 있는 블루원 디아너스CC와 루나엑스골프장도 매각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두 골프장 모두 각각 6~7곳의 인수희망업체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퍼블릭 골프장인 루나엑스골프장은 6홀 4개코스로 구성된 신개념 골프장으로 회원권 반환 부담도 없어 많은 골프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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