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發 '글로벌 불장'…美·日·유럽 줄줄이 신고가

엔비디아 호실적에 기대감 커져
다우·S&P·닛케이 등 고점 경신
韓 반도체주는 '반짝 효과' 그쳐

엔비디아의 로고.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발표한 이튿날인 22일(현지 시간) 미국을 비롯한 유럽·아시아 등 세 개 대륙의 증시가 잇따라 최고점 기록을 다시 썼다. 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북미와 유럽·아시아까지 글로벌 주요 증시가 앞다퉈 최고점을 경신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커지며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은 결과다. 다만 국내 AI 반도체 관련 종목 랠리는 ‘반짝 효과’에 그치며 글로벌 AI 랠리에서 소외된 양상이다.


22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18% 상승한 3만 9069.1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11% 오른 5087.03에 장을 마감했다.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1만 6041.62로 2.96% 상승 마감했다. 나스닥은 장중 한때 2021년 11월 19일 기록했던 1만 6057을 넘기기도 했다.


엔비디아가 전날 장 종료 후 지난해 4분기 221억 달러의 매출에 5.15달러의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5%, 769% 상승했다고 밝힌 점이 AI 기대감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이에 힘입어 슈퍼마이크로컴퓨터와 AMD가 각각 32.87%, 10.69% 급등하는 등 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하며 전체 증시를 밀어올렸다.


‘엔비디아 효과’에 유럽과 아시아 증시도 폭등했다. 유럽 17개국 600개 기업의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이 0.82% 상승하며 최고점을 새로 썼으며 독일의 닥스지수와 프랑스의 CAC지수는 각각 1.47%, 1.27% 올라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닛케이지수가 1989년 이후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주요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전 세계 48개국 주가지수를 포괄하는 지수인 FTSE올월드인덱스 또한 고점을 새로 썼다. FBB캐피털파트너스의 디렉터인 마이클 베이리는 “고성장·고수익 기술 기업이 새로운 지평을 여는 순간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주요 증시의 고점 경신은 이런 상황에 걸맞은 흐름이지만 (적정 가치보다)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 AI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랠리는 ‘반짝 효과’에 그쳤다. 전날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주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날 한미반도체와 이수페타시스는 각각 3.66%, 0.65%씩 떨어지며 하루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매수 우위를 보인 반면 개인은 전날과 달리 각각 54억 원, 109억 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순매도로 전환한 탓이다. 전날 5.03%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SK하이닉스도 겨우 2.49% 상승하는 데 그쳤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날 외국인이 2334억 원을 쓸어담으며 순매수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2583억 원어치 매도에 나서며 하루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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